■판문점 리포트 장승재 지음 삶과꿈 펴냄
판문점은 여전히 다가가기 어려운 곳이다. 아직까지도 이 곳은 청바지나 깃 없는 윗도리를 입고 방문할 수 없다. 도끼만행사건, 각종 남북회담,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등으로 잘 알려졌지만 정작 판문점의 역사나 정보를 접하긴 쉽지 않다. 한반도 분단 역사의 중심이었던 판문점은 분단 반세기가 흐른 지금도 여전히 역사의 현장이자 `미지의 세계`다.
판문점연구소장인 장승재가 펴낸 `판문점 리포트`는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판문점의 유래부터 주변의 지리적 환경, 까다롭기 그지없는 방문관련 규정과 방문신청 절차 등을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설명했다. 과거 교과서에도 소개됐던 대성동, 기정동 선전 마을을 비롯해 정주영의 소떼 방북까지 판문점을 둘러싼 이모저모들도 소개됐다. 또한 남북분단의 아픔을 가장 크게 느낀다는 우리 국민의 인식과 아울러 판문점을 `한편의 부조리극`이란 말로 표현한 귄터 그라스의 평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오늘날의 판문점을 만든 53년 정전협정과 공동경비구역 지도, JSA 분할 관리 합의서 등을 부록으로 첨가했다. 판문점을 `원래부터 있어왔던 곳`으로 아는 전후 세대들에겐 이 곳의 역사를 보여 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이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