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환되면서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그룹이 과연 인수자금을 계획대로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화그룹은 이와 관련, 24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자금에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서둘러 밝혔다. 특히 최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유력설이 돈 후로는 ‘큰손’급 투자자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기 위한 방법이 있는지를 집중 타진해와 설사 일부 투자자들이 의사를 철회한다고 해도 전체 구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보유 현금성 자산, 대한생명 지분 매각,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3조~4조원 ▦은행권의 인수금융을 통해 1조2,000억~1조6,000억원을 조달하고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조5,000억~2조원을 끌어들이는 자금계획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미뤄볼 때 한화는 이번 인수전에서 최소 5조7,000억원에서 최대 7조6,000억원을 베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자금의 구성을 살펴보면 컨소시엄의 주축인 한화석유화학ㆍ한화건설ㆍ㈜한화가 총액 중 70~80%를 만들고 FI가 20~30%를 도와주는 구조라 안정적인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승자의 독배’를 우려하는 시장 일각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유사 이래 조선업종이 최대 호황을 누리던 시기, 동시에 한국 증시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최고점에서 매각작업이 시작됐지만 최근 닥친 쓰나미급 금융ㆍ실물위기가 언제까지 갈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하한가인 1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은 2조1,052억원까지 내려앉았다. 매각 대상인 50.4%의 가치는 1조600억원에도 미치지 않는다. 한 시장 전문가는 “이날 주가로만 보자면 한화는 1조원 규모의 주식을 아무리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다고 하지만 6조원을 넘게 주고 산 셈”이라면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오래갈 경우 그룹 전체가 총체적 늪에 빠질 수도 있으며 단기적으로 더 큰 충격이 올 경우 인수자금 마련도 장담할 수 없는 게 지금의 시장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한화그룹은 당장 오는 11월 초부터 대우조선해양 확인실사 작업을 약 4주간 벌인 뒤 산업은행과의 가격조정을 거쳐 12월 본계약을 체결하고 인수를 마무리하는 일정을 따라야 한다. 10대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주 내용 확인, 노조와의 문제, 가격 조정 등 아직 난관은 많이 남아 있다”면서 “특히 ‘수주의 질’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돌발변수가 나올 수도 있어 가격조정에 실랑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