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인센티브, 상상 그 이상…

투어 폭발적 인기에 홍보효과 커… 후원기업 파격 대우 돈 안아껴
상금 4억 선수 6억 수입도 거뜬… 심현화는 8,000만원 외제차 받아
혼마 등 용품업체 지원도 두둑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간판으로 떠오른 A선수는 올 시즌 상금으로만 4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수입까지 더하면 총 6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성적에 따라 후원사가 주는 인센티브 때문에 이런 재미있는 현상이 나오는 것이다.

한 시즌에 20개가 넘는 대회가 치러질 정도로 인기 폭발인 KLPGA 투어에서는 소속 선수들도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보는 사람이 많고 연령층도 폭넓어 홍보 효과가 보장되니 기업 입장에서는 파격 대우도 아까울 게 없다. 요진건설의 경우 자사 골프단 소속 중 첫 우승을 한 심현화(23)에게 지난해 8,000만원짜리 외제 승용차 키를 건네기도 했다.

여자 골프선수를 후원하는 기업은 금융사부터 정유사, 건설사, 철강 전문업체, 주방가구업체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인센티브 조항은 업체마다 다르고 선수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우승하면 우승 상금의 50%, 톱5에 오르면 해당 상금의 30%, 톱10에 들면 20%를 후원사에서 추가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김자영(21ㆍ넵스)과 양수진(21ㆍ넵스) 등을 후원하는 넵스도 50ㆍ30ㆍ20%를 기준으로 하며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개최한 KB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KB금융그룹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소속 선수의 경우 30ㆍ20ㆍ10%의 인센티브를 적용한다. 후원 선수인 허윤경(22)의 최근 활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스위스금융그룹은 우승부터 4위까지는 해당 상금의 50ㆍ40ㆍ30ㆍ20%를 인센티브로 주고 5~10위를 하면 각각 10%를 지급하는 식으로 세분화돼 있다. 올 시즌 2위를 네 차례나 한 허윤경은 현대스위스의 준우승 인센티브로만 약 1억3,300만원을 챙겼다. 여기에 용품을 후원하는 PRGR(프로기아)의 인센티브 수천만원을 더하면 인센티브 총액은 1억5,000만원을 훨씬 넘어간다. 웬만한 대회의 우승 상금보다 많은 액수다.

메인 스폰서만큼은 아니지만 PRGR 등 용품업체들의 인센티브도 두둑하다. 한 용품업체는 후원하는 선수의 이름값에 따라 기준 금액을 정해놓고 포인트제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가령 기준 금액이 500만원이라면 우승 시 10점을 곱해 5,000만원을 준다. 하지만 선글라스 등으로 모자 옆면의 로고가 가려지기라도 한다면 8점으로 떨어져 4,000만원으로 깎인다. 혼마 클럽을 쓰는 김자영은 올 시즌 용품업체 인센티브로만 1억원 이상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인센티브 잔치에 대해 '거품론'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모셔가기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한번 뜬 선수는 이후 내리막을 걸어도 몸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인센티브가 있으면 마이너스 옵션도 있어야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일반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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