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불황의 한파가 계속 이어지면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높은 콧대도 한풀 꺾이고 있다. 과거 할인행사에 참여하지 않던 브랜드가 올해 새로 참가하는 한편 예년에 비해 할인폭과 행사물량을 대폭 늘리며 고객몰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은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SFAA+국가대표 디자이너 대전'을 열어 손정완, 이상봉, 김영주 등 국내 최정상 14개 디자이너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06년부터 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과 연계해 매년 2회 롯데백화점 강남점에서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행사장소를 본점으로 옮겨 확대 시행키로 했다. 특히 올해는 기존 SFAA에 참가하지 않던 콧대 높은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대거 참여하며 참여 브랜드수가 지난해 7개에서 올해 14개로 두 배나 늘었다. 과거 40~50%대였던 할인율 역시 올해의 경우 최대 80%까지 높아졌으며 기존에는 없던 균일가 상품과 특별기획상품도 새로 준비했다. 대표 품목으로는 재킷 5만원ㆍ7만원, 바지 5만원ㆍ18만원, 원피스 6만원이며 40만원 이상 구매시 고급 장바구니도 증정한다. 또 이월상품 초도물량을 전국 최초로 전개하는 한편 일부 디자이너들은 행사기간 중 직접 행사장을 방문해 고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높은 가격을 고집하며 자존심으로 버텨왔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경기불황을 맞아 가격을 대폭 내리면서 소비자들에겐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올 봄 정기세일 기간에 맞춰 진행하는 '디자이너 대전'의 할인폭과 행사물량을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했다. 과거 50% 이상의 할인율을 적용하던 디자이너 브랜드가 전체 참여 브랜드의 30%에 불과했지만 올해의 경우 거의 모든 브랜드가 반값 이상의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내놓았다. 또 행사물량도 전년 대비 30% 이상 늘려 준비했다. 이에 따라 압구정본점은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 '여성정장 디자이너 초대전'을 열고 미스지, 이딸리아나, 손정완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이월 및 재고상품을 50~70% 할인 판매한다. 또 무역센터점은 3일부터 5일까지 '디자이너 브랜드 세일축하 상품전'을 열어 김연주, 정호진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40~7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목동점도 13일부터 16일까지 이상봉, 양성숙, 박윤수 등의 브랜드를 3만원과 5만원 등에 특가 판매하는 '디자이너 부띠크 대전'을 실시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오는 3일부터 19일까지 안윤정앙스, 신장경, 박항치, 루비나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최대 30%까지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한편 롯데백화점의 올 1~3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6%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여성 캐릭터 캐주얼 4%, 트렌디 캐주얼 12.5%, 영 캐주얼 5.5%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