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회복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상승탄력을 받고 있는 미국경제에 고유가라는 새로운 ‘복병’이 등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유가가 미국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과 ‘고유가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고유가 파고 높다= 국제유가가 배럴 당 54달러를 넘어 사상최고가에 근접하면서 물가상승, 채권가격 하락, 소비위축 우려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9일(현지시간) 12개 연방은행이 집계한 ‘경기전망보고서’(베이지북)에서 물가상승 압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베이지북은 원자재 가격과 의료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기업들이 이 부담을 소비자물가에 전가 시킬 수 있으며, 고용시장이 개선되면서 임금도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물가압력이 통제 가능하다고 언급한 이전의 보고서에서 한발 물러나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강하게 전달한 것이다.
채권금리도 강한 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 중순 3.9%대까지 떨어졌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고유가와 달러약세에 따른 물가불안 우려로 이후 가파르게 오르며 4.514%를 기록했다.
지표금리인 10년물 채권수익률이 4.5%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식시장도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지난주 말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다우존스지수는 사흘 연속 흘러내리며 1만800선을 위협받고 있다.
밀러타박의 피터 부크야르 주식 전략가는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금리인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 분명한 악재”라고 말했다.
◇경기회복세 강하다= 최근 유가가 급상승 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성장률과 고용, 기업생산성이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 고유가 여파가 지속되더라도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미국경제가 에너지 저소비 경제로 체질이 바뀐 것도 고유가에 대한 강한내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FRB는 베이지북에서 1월하순부터 2월까지 견조한 소비지출과 생산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용시장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 경제가 적정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일부지역에서는 숙련노동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