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코스닥 업체들이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에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너지효과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업체에 대한 공격적 투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자기자본의 10% 이상을 투자해 다른 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업체는 김종학프로덕션ㆍ삼미정보시스템ㆍ세지 등 8개 업체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주가는 약세다. 9월 들어 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수 대비 모두 하락했다. 김종학프로덕션은 지난 1일 수소연료 개발 업체인 에이치투온의 주식 71만4,000주(지분 51%)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금액은 28억5,600만원. 자기자본의 32.93%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회사 측에서는 ‘수소연료에너지사업 진출’을 내세웠지만 에이치투온은 올 들어 3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공시 이후 김종학프로덕션 주가는 오히려 7.44% 떨어졌다. 시장이 이번 거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반도체 및 LCD 제조장비 업체 티이씨도 지난 5일 음식 프랜차이즈업체 인수를 통한 신규사업 진출에 나섰지만 12일 현재 주가는 20.22%나 밀렸다. 감자결정도 악재로 한몫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티이씨가 또 다른 적자 업체를 인수한다는 사실이 더 크게 반영됐다. 피인수업체 카후나빌은 지난해 1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카엘 역시 자원개발 테마에 편승, 두올산업 자회사인 신생 자원개발업체인 맥스테이트에 지분 투자했지만 최근 이틀간(11~12일) 주가가 21.28%나 급락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오던 업체가 미래가 불투명한 자원개발사업에 자기자본의 17.7%인 40억원이나 들여 뛰어든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삼미정보시스템ㆍ세지ㆍ팍스메듀ㆍ할리스이엔티ㆍ엘앤피아너스 등도 최근 신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타법인의 주식을 취득했지만 주가 움직임은 신통치 않았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추가적 자본 소요에 부담을 느낀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들 종목에 투자할 때는 업체 간에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지, 신규 사업의 성장성은 있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수기자 pa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