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5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기획재정부ㆍ미래창조과학부ㆍ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위원회ㆍ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창조경제의 핵심 전략인 '벤처ㆍ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창조경제 실현계획'의 6대 전략 중 하나로서 벤처ㆍ창업 부분 관련 내용이다. '창업-성장-회수-재투자ㆍ재도전'의 과정이 막힘 없이 순환되도록 지원해 국내 벤처생태계를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재구축한다는 것이 취지다.
창업지원 위주 벤처정책 한계
이번 발표를 보고 '제2의 벤처 붐'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정부는 벤처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창업 초기에 지원을 집중했던 기존 정책과 달리 투자 회수와 재투자에 무게중심을 뒀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내 현실을 잘 반영해 벤처ㆍ중소기업들이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의 벤처정책은 창업지원 위주였다. 그러한 정책도 초기에는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제는 벤처정책의 생태계를 고려해 벤처기업의 생애 전주기적으로 지원돼야 한다. 벤처기업이 창업된 후에도 단계별로 적절한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정책은 과거의 벤처정책보다 진일보했으며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그렇지만 몇 가지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추후 보완됐으면 한다.
첫째 기존에 정부가 여러 사업을 통해 창업을 지원했던 기업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평가를 거쳐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서 후속 지원을 해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자는 실험실 창업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돼서 정부의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대학 내에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지원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사업화, 창업을 해서 벤처기업을 잘 운영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정부지원으로 창업에 성공한 기업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애로사항이 뭔지 파악하고 평가를 거쳐 단계별로 관리와 지원을 통해 창조경제의 선봉으로 키워야 한다.
둘째 이번 대책에는 대학ㆍ연구기관과 연계하는 내용이 빠져 있다. 벤처생태계에는 반드시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해야지만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 산학협동, 산학연협동 사업 등을 통해 벤처기업과 학교ㆍ연구기관이 서로 협력해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만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있다. 그러므로 벤처ㆍ창업 자금이 기업으로만 흐르게 할 게 아니라 대학ㆍ연구기관과 연계해서 흐르게 하면 자금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자연스러운 감시 활동도 되면서 협업을 통한 상생 효과가 기대된다.
산학연 연계 통한 선순환 이뤄야
셋째 인력양성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중소ㆍ벤처기업들의 인력을 대학과 연계해서 교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력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중소ㆍ벤처기업들 상당수가 인력난을 겪고 있다. 중소ㆍ벤처기업들이 각 대학ㆍ대학원과 협력해 직원을 재교육하거나 대학에서 맞춤형 교육을 해 중소ㆍ벤처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중소ㆍ벤처기업 전문인력 양성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중소ㆍ벤처기업에 인력양성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지원해서 중소ㆍ벤처기업과 대학이 맞춤형 취업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면 정부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물론 벤처생태계 구축과 활성화에는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는 만큼 부처 간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