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중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전선에 잇따라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이에 따라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한국 등 아시아 인접국들의 수출 기상도에도 먹구름을 잔뜩 드리우고 있다.
특히 중국이 해외시장에서 고전할 경우 이는 곧바로 위안화 평가절하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는 최신호에서 이같은 사실을 들어 『중국이 아시아의 안정요인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변질됐다』고 진단했다.
◇수출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국가 통계국은 18일 지난 1월중 중국의 수출실적이 114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8%나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90년대 들어 연간 평균 17%의 폭발적인 수출 증가율을 유지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극히 이례적인 사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홍콩의 워버그 딜런 리드사의 분석가인 빈센트 찬은 『보호무역주의, 낮은 제품가격, 중남미와의 경쟁 등 주변여건 악화로 올해 중국의 수출실적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수출이 경제활동의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 실업문제 등을 해결하고 내수시장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선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출 드라이브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급감하는 수출을 다시 끌어 올리기 위해 지난해보다 한층 공세적인 입장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시에는 『중국은 이미 수출전쟁에 나설 모든 채비를 갖추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일단 위안화 절하를 히든 카드로 남겨놓은 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수출 총력전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정부는 수출기업에 세금을 감면해주는가 하면 수출보조금 지원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전자업체와 섬유업체는 각각 17%, 13%에 이르는 부가세를 환급받고 있다.
또 세금 감면은 사실상 3% 정도의 평가절하 효과를, 연간 5∼6%에 이르는 디플레 역시 그만큼의 경쟁력 상승을 가져다 주었다.
외환시장에선 또다른 방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중국의 수출기업들은 요즘 바이어와 협상시 기준환율을 달러당 9.0위안 이상의 수준에서 거래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공식환율인 8.27달러보다 훨씬 높은 편이라 민간부문에선 사실상 평가절하가 이루어진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94년 중국의 평가절하 직전에도 성행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같은 중국의 직·간접적인 수출 장려책이 중국엔 도움을 주겠지만 한국 등 아시아 인접국들의 수출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이 지난해 수출시장에서 재미를 봤던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