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자수성가한 40대 시민의 불우 어린이환자들을 위한 선행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배정철(裵正哲ㆍ42)씨가 형편이 어려운 얼굴 기형 어린이 환자를 위해 6,5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9년 3,000만원, 2001년 4,200만원, 지난해 5,300만원을 기탁한 데 이어 4번째 선행으로 현재 배씨의 기탁금은 총 1억9,000만원에 이른다. 이 돈은 얼굴기형 어린이 100여명이 치료받을 수 있는 액수다.
올해의 기탁금 6,500만원은 배씨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일식집을 찾은 손님 1인당 2,000원씩을 떼어 적립한 돈. 배씨는 4년전부터 1인당 1,000원씩 떼어오던 것을 올해는 2,000원으로 늘렸다.
어린이 환자를 돕는 그의 `습관`은 지난 99년 단골 손님이었던 서울대병원 소아성형외과 의사 김석화씨로부터 “많은 어린이가 얼굴 기형 등으로 평생 고통 속에 살아 간다”는 딱한 얘기를 들으면서부터 시작됐다.
배씨는 “어린 시절 너무나 힘겹게 살아 어렵고 불우한 사람들에게 주위의 작은정성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어린 환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길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이들을 계속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씨는 전남 장성군에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열여섯살 때부터 일식집 요리사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식당에서 일하면서 돈을 모은 끝에 지난 92년 서울 강남에 종업원 20여명에 80평 규모의 일식집을 열게 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