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창(오른쪽 세번째) 금융감독원장이 8일 여의도 증권업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증권산업의 도약을 위해 증권사들이 자본력과 리스크 관리능력을 키워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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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주식 투자자들에게 받는 위탁매매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동의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주식거래 비용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사장단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업협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위탁 수수료 인하에 대한 각 사의 상황을 감안해 최대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황건호 증권업협회장은 이 자리에서 “얼마 전 단행된 증권업협회 등 증권유관기관의 수수료(거래회비) 인하 조치가 주식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회원사들이 받는 위탁 수수료의 자율적인 조정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증권업협회와 한국증권선물거래소ㆍ증권예탁결제원ㆍ선물협회 등 4개 증권유관기관은 주식ㆍ선물ㆍ옵션ㆍ채권 등 모든 거래상품에 대한 수수료율을 일괄적으로 20% 인하하기로 했다. 주식 100만원 거래시 93원40전의 수수료를 받던 증권유관기관들이 앞으로는 74원70전만 가져간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증권회사에 내는 위탁 수수료가 업계 평균 0.18%, 즉 주식 100만원 거래시 1,800원이라고 봤을 때 증권유관기관들이 수수료 인하로 인한 절감분은 18원70전 정도다.
이번 증권사 사장단의 합의에 따라 조만간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해 수수료 인하를 거부해왔던 대형 증권사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 최저 위탁 수수료는 하나대투증권과 동양종금증권 등 일부에서 받고 있는 0.015%다. 이들은 그동안 위탁 수수료 수입의 62.3%를 유관기관에 납부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49.8%만 내면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증권사에 남는 이익이 늘어나면서 위탁 수수료 인하압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증권업협회에서 열린 증권ㆍ자산운용ㆍ선물협회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증권업계가 수수료 경쟁에서 벗어나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중개, 직접투자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개척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감독당국도 검사관행과 기업들의 유가증권 발행 규제를 완화하는 등 투자활성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