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KIKO) 손실이 환율상승의 영향으로 지난 8월 말 1조7,000억원에서 9월 말에는 2조6,000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환율이 1,300원대로 오르면서 누적손실이 4조~5조원대로 늘어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총 664개사가 가입한 키코의 실현 및 평가손실은 총 1조6,943억원에 달했으며 9월 말에는 거래손실이 2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76%인 1조2,800억원은 중소기업들의 손실이다. 은행별로는 한국씨티ㆍ신한ㆍ외환 등 3개 은행을 통한 키코 손실이 1조원을 넘었다. 씨티은행의 경우 8월 말 현재 134개 업체와 21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어 1,323억원의 실현손실과 2,766억원 평가손실 등 총 4,089억원의 손실을 봤다. 신한은행은 117개 업체와 거래해 실현손실 919억원 등 3,272억원의 총손실을 기록했다. 외환은행은 가장 많은 209개 업체와의 키코 거래를 통해 총 3,225억원의 손실을 냈다. 세 은행의 거래기업 수는 총 460개사로 전체 664개사의 70%가량을 차지했다. 한편 최근 들어 환율이 1,300원대로 급등하면서 키코 손실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환율이 1,320원으로 올라 누적손실이 4조~5조원까지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산업은행의 경우 키코 가입 14개 업체에 5,930억원, 기업은행은 32개 업체에 1,670억원의 여신을 제공했다”며 “은행들이 대출을 조건으로 키코 가입을 강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키코보다 더 위험한 스노볼ㆍ피봇 등 파생상품 판매액이 6,958억달러, 통화옵션 잔액이 241조원에 달하는데도 기업의 손실규모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다른 정무위 위원들도 키코 감독부실을 문제 삼았다. 허태열 한나라당 의원과 조경태 민주당 의원 등도 “금융권이 키코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중소기업에 상품을 판매하고 금융당국은 이를 방치해 환율폭등으로 중소기업만 눈덩이 같은 손실을 떠안게 됐다”며 감독부실을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