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문 병원, 국내 최고 수준’ 등의 광고 표현이나 시술 전후 사진을 사용해 광고한 병원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방법원 행정부(고종부 부장판사)는 신경외과 전문의 박모씨가 울산 남구 보건소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국내 최고 수준’ 등의 문구가 과대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2003년부터 병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수술 전문 병원’ ‘전문ㆍ특성화로 승부, 국내 최고 수준의 ○○ 전문 병원’ 등의 표현을 사용한 광고를 게재했다. 이에 대해 울산 남구보건소는 “의료법에서 정한 과대광고에 해당한다”며 1,400만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행 의료법 46조 1항은 의료법인ㆍ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은 의료업무 또는 의료인의 경력에 관해 허위 또는 과대한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과장의 기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표현 문구, 시술 전후 사진 게재 등을 놓고 해당 관청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영업정지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최근 과장광고 규제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병원들이 잇따라 승소 판결을 받았다. 지난달 서울행정법원 14부(신동승 부장판사)는 성형외과의사 장모씨가 낸 과대광고 과징금 부과 취소소송에서 “‘최신 시설, 최상의 진료’ 등의 문구만으로 과대광고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 ‘시술 전, 시술 후’ 사진을 게재한 것에 대해서도 과장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특별6부(이재홍 부장판사)는 성형외과의사 김모씨가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과장광고 과징금 부과 취소소송에서 “시술 전후 사진은 이해를 돕고자 사례를 사진으로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며 “‘시술을 받으면 모두 그 사진들과 같이 얼굴이 변경될 수 있다’는 잘못된 기대를 갖게 된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나 ‘부작용 전혀 없다. 국내 최초의 ○○ 전문 병원’ 등에 대해서는 과장광고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의사 최모씨는 병원 홈페이지 내 게시물에서 ‘국내 최소, 부작용 전혀 없다’ 등의 문구를 사용했으며 이에 강남구청장은 지난해 말 1개월 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12부는 “부작용 전무 여부, 국내 최소 등은 객관적으로 확인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최씨가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편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진료방법이나 치료기술을 명시한 의료광고를 금지한 의료법 46조 3항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린 후 의료광고에 대한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네거티브’ 방식으로 의료광고 규제를 완화한 새 법안 역시 과대ㆍ허위광고는 금하고 있어 새 법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과대ㆍ허위를 둘러싼 판단은 판례을 통해 가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