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품가 동반 하락…거품붕괴 시작됐나

유가 4일 연속 급락 128.88弗


국제유가가 4일 연속 급락한 가운데 금ㆍ구리ㆍ옥수수 등 다른 상품 가격도 동반 하락해 국제상품시장에 부풀어오른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품시장 랠리를 이끌었던 투기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면서 지난 7년간 지속돼온 상품시장 강세장(bull market)이 끝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켓필드에셋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아로스테인 회장은 “모든 상품에서 강한 상승장세가 끝났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지난 7년간 대다수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어줬던 상품시장이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품시장의 추세적인 약세를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 선물가격은 전일보다 0.3% 하락한 배럴당 128.8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4일 연속 하락했다. WTI는 한주 동안 16.20달러(11%) 급락해 주간 단위로는 2004년 12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감소 전망에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다소 가라앉으면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석유시장은 상승보다 하락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미국이 고위관리를 파견해 이란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국제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과 이란 간 대화가 재개되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다소나마 진정되며 국제원유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의 9월 인도분 북해산브렌트유도 전날보다 배럴당 88센트(0.7%) 떨어진 130.19달러로 장을 마쳤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18일 배럴당 2.93달러 하락한 128.15달러로 거래를 마쳐 6월26일 이후 처음 120달러대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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