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폰을 꺼내들라"… 유심 요금제 뜬다

유심만 꽂으면 사용 가능… 가입비·약정기간 아예 없어
KT·CJ헬로비전 잇단 출시


1일 블랙리스트제도(단말기 자급제)실시에 맞춰 이른바 장롱폰이나 중고 휴대전화로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가입자식별카드(USIM) 요금제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USIM요금제는 휴대전화에 USIM만 꽂아 쓸 수 있도록 설계된 요금제로, 단말기 구입과 함께 가입하게 되는 기존 이동통신사 요금제에 비해 저렴하면서 가입비ㆍ약정기간이 없는 게 특징이다.

블랙리스트제도 시행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새로운 가입자 유치를 위해 기존 이통사는 물론 이통재판매(MVNO)사업자도 유심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KT는 USIM만 구입하면 부담없이 가입할 수 있는 '올레 심플(SIMple)' 요금제를 1일부터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선불 요금제인 '심플 충전'은 2,000~5만원까지 미리 충전한 다음 7일~1년 안에 쓰면 되는 요금제다.

충전량 내에서 사용하는 만큼(초당 음성 4.8원ㆍ영상 6원, 문자메시지 건당 22원) 차감되며, 3만원 이상 충전하면 KT 가입자 간 무료통화 100~200분이 추가로 제공된다. 예를 들어 5만원을 충전하면 1년내로 총 373분을 통화할 수 있다.

선택지가 한정돼 있는 선불형 USIM 요금제 대신 후불형인 '심플 적립 요금제'를 택할 수도 있다. 선불ㆍ데이터 전용 요금제를 제외한 모든 KT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으며, 약정할인 등이 없는 대신 통화료의 20%를 최대 15만원까지 적립해 돌려준다. 심플 적립 요금제는 쓰던 번호 그대로 가입할 수 있다.

CJ헬로비전도 USIM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월 기본료가 6,000원, 음성ㆍ영상 통화는 초당 1.8원ㆍ3원, 문자메시지는 건당 20원이다. SK텔레콤 측은 "USIM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USIM 요금제가 블랙리스트제 실시에 따라 알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기계가 있으면 USIM만 구입해 약정ㆍ가입비 없이 저렴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USIM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인 아이즈비전의 서지훈 과장은 "블랙리스트 제도가 정착된 해외에선 다양한 USIM 요금제가 출시돼 있다"며 "사용자가 이동통신사별로 저렴한 음성ㆍ데이터ㆍ문자메시지 요금제를 각각 골라 그때그때 USIM를 바꿔 쓰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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