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실적부진" 박병엽 사의

박병엽(사진) 팬택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24일 팬택과 채권단 등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국내외 스마트폰시장에서 팬택의 실적이 좋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오후 채권은행단에 사의를 표명했다. ★관련기사 15면

박 부회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은 회사경영을 책임지는 상황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것과 관련해 채권단 등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워크아웃 당시부터 지금까지 쉬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한 데 따른 건강상의 문제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팬택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오는 10월1일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자를 받아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하는 만큼 박 부회장도 이에 동참하자는 의도에서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급휴직 대상 인원은 800명 수준이다.

팬택은 지난 2ㆍ4분기 영업손실이 495억원에 달해 1ㆍ4분기의 78억원보다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국내는 물론 북미 등 세계시장에서도 팬택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한때 35만대 수준에 달했던 판매량이 현재 15만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팬택은 2007년 2ㆍ4분기부터 20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3ㆍ4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약속한 해외자본 유치에 사실상 실패함에 따라 채권단으로부터 사의 압력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과 미안함을 많이 느껴 사임을 결심했다"며 "건강이 악화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이 사임할 경우 당분간 이준우 대표가 사업 전반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박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사의표명도 일종의 '승부수'가 아니냐는 관측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박 부회장은 2011년 말 회사의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가 약 1주일 만에 경영에 복귀한 적이 있다. 특히 '삐삐(무선호출기)' 시절부터 쌓아온 '팬택=박병엽'이라는 이미지와 그간 박 부회장이 팬택에 심어놓은 '박병엽식'의 경영방식이 있어 복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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