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신발로 유명한 '뉴발란스'가 국내 스포츠화 전쟁에서 날개가 꺾였다.
2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1~4월 뉴발란스는 3.8%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쟁 브랜드인 나이키는 5.6%, 아디다스는 40.3% 매출이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매출 순위도 뒤바뀌었다.
지난해 매출 1위 였던 뉴발란스는 현재 매출 비중이 12.2%로 2위로 내려앉았다.
뉴발란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비중이 20.7%로 나이키와 5.2%포인트 차이로 톱 자리에 올랐었다. 이 분야 부동의 1위였던 나이키를 뉴발란스가 제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1등의 영광을 1년도 누리지 못한 채 권좌를 내준 셈이다.
1위는 나이키(17.1%)가 다시 탈환했다.
3위 아디다스의 추격도 부담스럽다. 아디다스는 올 1~4월 9.1%의 매출 비중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한단계 도약했다.
뉴발란스와 격차는 3.1%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해 연간 격차가 12.9%포인트나 났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국내 브랜드인 휠라의 몰락도 눈에 띈다.
지난해 전체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10%대로 진입하며 톱3에 이름을 올린 휠라는 올 1~4월 매출 비중이 4.1%에 머물렀다. 아디다스에 3위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 상위 브랜드와 격차도 더 벌어졌다.
롯데백화점은 스포츠화 시장에서 뉴발란스의 폭발적인 신장세가 올해는 많이 꺾인 반면 정통 강세인 나이키, 아디다스가 다시 치고 나온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뉴발란스는 최근 몇 년간 잡스 신발로 불리우는 574라인 등 캐주얼함을 살린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올 들어 캐주얼화 인기가 주춤하자 러닝화 등 기능성 신발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고객 호응을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웃도어 업계가 공격적으로 트레일 워킹화(경등산화)를 출시한 것도 뉴발란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다이내믹 하이킹을 선보이며 가벼운 등산화 바람을 몰고온 노스페이스를 시작으로 코오롱, 블랙야크, K2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올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워킹화를 내놓으면서 뉴발란스를 착용하던 20~30대 고객들이 상당 부분 이탈했다는 것이다.
스포츠화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신발 시장의 파이는 어느 정도 제한돼 있지만 트렌드는빨리 변한다"면서 "뉴발란스가 눈에 띄게 고성장을 했던 만큼 매출이 떨어지는 속도도 가파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