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경제가 선순환 흐름에 진입해 한층 견고한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말 고용지표 발표 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세 자릿수의 상승세를 보이며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전인 지난 2008년 5월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도 유로존 위기에 따른 추가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는 대신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1월 고용지표는 외형적인 수치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것이라는 평가다. 1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8.3%였다. 실업률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2009년 3월 이후 3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취업자 수)도 24만3,000명이나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 12만5,000명의 두 배에 육박했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지난해 11월 15만7,000명, 12월 20만3,000명으로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민간 주도의 고용회복세가 눈에 띈다. 민간 부문 취업자 수는 25만7,000명으로 지난 12월의 22만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는 5만명 늘었으며 전문서비스 등에서 큰 폭의 개선 추세가 나타나면서 줄어드는 공공 부문 일자리를 메웠다. 겨울철 이상난동도 건설 등 계절적 일자리를 증가시켜 고용확대에 일조했다.
스티브 블리츠 ITG인베스트먼트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고용이) 신뢰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이 과정은 수개월 또는 1년 내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5년,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실업자 수는 1,280만명으로 펜실베이니아주의 인구와 비슷하다. 또 이 가운데 550만명이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라는 점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제 관심은 미국 경제가 기대만 잔뜩 부풀렸다 다시 더블 딥 위기까지 떨어졌던 지난해와는 달리 고용증가-소비확대-기업이익 증가-고용증가의 선순환 흐름을 타게 될 것인지의 여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경제를 활주로에 있는 비행기에 비유해 앞바퀴가 공중에 들어올려진 상태로 동체가 완전히 이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표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일련의 호전된 경제지표들이 유로존의 위기로 미국 경제가 다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를 덜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고용지표의 개선 추세가 지속된다면 소비증가로 이어져 기업 어닝에 대한 의구심을 희석시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선된 고용지표에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였던 3일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56.82포인트(1.23%)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도 이날 1.61%나 뛰어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됐다. 당연시 되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크게 줄어들고 긴축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캠밀러 셔튼 스코샤캐피털 전략가는 "이번 고용지표가 FRB의 기준금리 결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3차 양적완화 시기를 한참 뒤로 물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