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8개월간 파산한 25개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진 및 이사진이 지난 99년부터 3년간 급여와 주식 매도로 무려 33억 달러(4조원)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이들 기업의 208명 임원에 대한 조사결과를 이같이 밝히고 이 중 1억달러 이상을 챙긴 간부만도 모두 8명이나 됐으며 5,000만달러 이상이 16명, 2,500만달러 이상과 1,000만만달러 이상도 각각 31명과 52명에 달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2,000억달러에 달하는 주식은 공중 분해돼 투자자들은 빈털터리가 되고 10만명의 종업원은 일자리를 잃었지만 경영자들은 평생먹고 살 재산을 챙긴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거둔 인물은 분식회계로 미 경제를 흔든 글로벌 크로싱의 회장이었던 게리 위닉으로 3년간 수입이 모두 5억1, 200만달러에 달했다. 또 엔론의 케네스 레이 전(前)회장도 2억4,7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자 거래나 회계규정 위반 등 명백한 법률 위반 행위가 드러나면 벌금 등을 통한 환수가 가능하지만 범법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재산을 환수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미 의회와 정부가 기업 개혁을 위한 강력한 법령을 마련하고 기업가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이들이 기업파산 이전에 챙긴 재산을 갖고 편안히 지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FT는 전했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