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은 최태원의 학술경영

故최종현회장 유지 이어받아 상하이·베이징포럼 후원 지속
다보스포럼 등서도 연설·토론… 글로벌 경제 혜안·통찰력 키워


SK그룹의 후원으로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상하이 포럼'을 계기로 최태원(사진) 회장의 대를 이은 '학술 경영'이 주목 받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상하이 포럼은 SK그룹이 설립한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중국 상하이의 푸단대와 함께 주최하는 경제 분야의 국제 학술포럼이다. 이 포럼에는 매년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세계적 석학과 정관계 및 재계의 지도층 인사들이 참석해 세계경제 문제의 해법 등을 주제로 심도 깊은 학술 발표와 토론을 펼쳐오고 있다.

27일 SK그룹에 따르면 '경제 글로벌화와 아시아의 선택ㆍ미래 10년의 전략'을 주제로 한 올해 포럼에도 한정 상하이 시장과 하오핑 국무원 교육부 차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폴 볼커 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은 2005년부터 후원 중인 상하이 포럼 외에도 2004년부터 정치 분야의 국제 학술포럼인 베이징 포럼을 베이징대와 함께 개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들 포럼에 거의 매년 빠짐없이 참석해왔으며 이번 상하이 포럼에도 참석해 개막 축사를 했다.

최 회장은 SK가 후원하는 포럼 외에도 매년 다보스 포럼과 보아오 포럼 등 각종 글로벌 포럼을 찾아 '열공'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 역시 매년 상하이 포럼과 베이징 포럼을 찾아 기조 연설을 하거나 주요 세션에 참석해 국제 정치와 경제 동향에 대한 통찰과 혜안을 얻는 기회로 삼아왔다.

이 같은 국제적 학술포럼에 대한 최 회장 형제의 남다른 애정은 탐구와 토론을 즐기고 학자를 우대하는 집안 내력과 무관하지 않다.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아들인 최 회장, 최 수석부회장과 사회ㆍ경제ㆍ과학 등 다방면의 주제로 토론을 하며 '생각의 힘'을 길러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특히 최 선대회장이 1974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해외 유학생들이 박사학위를 취득할 때까지 아무런 조건 없이 학비와 생활비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최 회장 역시 이러한 선친의 유지를 이어 받아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이사장을 맡으며 국가적인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과 더불어 국제 학술포럼 등을 후원하며 '학술 경영'의 폭을 넓혀왔다. 최 수석부회장도 2009년 이라크를 방문해 알 샤리스타니 부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고등교육재단과 바그다드대의 학술교류를 제안하며 한ㆍ중동 학술교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한편 SK와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상하이 포럼에 이어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문명의 조화와 공동번영-세계화 관점에서 본 아시아의 기회와 발전'을 주제로 제 9회 베이징 포럼을 주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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