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짝마" 청탁 받고 뇌물 받던 공무원 2명 현장체포

건축용도 변경 편의 청탁을 받고 뇌물을 받던 서울시 동작구청 공무원 배모(47)씨 등 2명이 현장에서 체포돼 14일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뇌물 사건이 현장에서 적발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총리실 산하 암행감찰반이 구청 내부정보를 접하고 수개월간 잠복근무를 하며 해당 공무원들을 미행했던 것. 동작구청 건축과의 배모씨와 조모(41)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신림동 소재 모 식당에서 건축용도 변경 편의 대가로 윤모씨에게 600만원의 현금을 받고 나오다가 잠복중이던 암행감찰반에 적발돼 곧바로 체포됐다. 사건을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의 권중영 검사는 "많은 뇌물 사건을 처리해왔지만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잡힌 뇌물 수수 사건 피의자를 기소하기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공무원 뇌물수수 사건은 범죄행위가 발생한 뒤에 통상 제 3자의 제보나 뇌물 공여자 진술 등으로 수사가 시작되는 게 통례다. 뇌물 전달이 현금으로 은밀하게 이뤄지는데다 피의자가 수수 사실을 부인하기 일쑤여서 뇌물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어려운 대표적 수사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근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알리바이(현장 부재증명) 증거까지 제시하며 현대차 측으로 일체의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검찰과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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