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포커스] 금융계 CEO 줄줄이 교체… 인선 구도는

농협금융, 장차관급도 거론… 신한은 잡음없는 수장 유력
신한銀 내일 차기 행장 선임… 김형진·조용병 등 각축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신한은행장이 새로 선임되는 등 거대 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가 잇따라 교체된다. 지난해 이미 KB금융지주·우리은행 등의 수장이 바뀐 가운데 금융지주 CEO 교체가 이어지면서 금융계에 새로운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를 개최하고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후임을 결정한다. 자경위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되는데 사실상 한 회장이 은행장 선임의 키를 쥐고 있다.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이 주목되는 이유는 신한이 국내 리딩뱅크인데다 한 회장의 임기 만료(2017년 3월) 이후 신한의 후계구도를 짐작해볼 수 있는 주요 잣대이기 때문이다. 신한의 차기 회장은 서 행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였으나 갑작스럽게 병을 얻어 행장 연임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국면으로 바뀌었다.

차기 행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임영진·이동환 부행장 등이 꼽힌다. 위 사장과 이 사장은 신한의 주요 계열사(카드·보험) 수장인데다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조 사장은 내부 신망이 두터운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김 부사장과 임 부행장은 현직 지주 부사장과 행장 직무대행으로서 신한의 주요 계파인 재일교포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다만 일부 인사들은 '신한 사태'를 일으킨 라응찬 전 회장이나 신상훈 전 사장과 상당히 가깝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에 라 전 회장이 농심 사외이사를 맡았다가 논란이 일자 사퇴를 하면서 신한 사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 같은 분위기가 이번 행장 선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신한 내 주요 계열사의 수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이동할 경우 계열사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돼 '안정'을 중시하는 한 회장의 스타일상 잡음이 없는 인물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현직 부행장들이나 조 사장, 김 부사장 등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농협금융지주도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어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한다. 이어서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을 뽑을 예정이다.

농협금융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 회장과는 차별화된 자리다. 농협금융의 뿌리인 농협중앙회 및 농업계 전반,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매우 중요해 단순히 상업은행의 수장이라고 볼 수가 없다. 더구나 12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도 끝나기 때문에 농협의 격변기를 잘 수습해나갈 수 있는 적임자를 앉혀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실력을 검증 받은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묵직한 외부인사들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외부 출신으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은 위원장을 맡기 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지내 농협과도 인연이 깊다. 이 밖에도 현 정부에서 장·차관급을 거친 고위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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