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연내 타결 가능성 높다

이백만 간사위원 "현 정부서 마무리 필요"…3차 협상 속도 낼듯
양측, 협상 첫날 車개방 일정 싸고 신경전


한·EU FTA 연내 타결 가능성 높다 이백만 간사위원 "현 정부서 마무리 필요"…3차 협상 속도 낼듯양측, 협상 첫날 車개방 일정 싸고 신경전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정부 내에서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타결에 대한 의지가 거세지고 있다. 3차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연내 타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백만 FTA 국내대책위원회(대통령직속) 간사위원은 17일 EU의 최대 경제단체인 비즈니스유럽과의 합동회의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뒤 기자와의 만남에서 "한ㆍEU FTA는 연내 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간사위원은 또 "현 정부 때 미국이나 EU와의 FTA를 마무리지어주는 게 다음 정부에 부담이 적다"고 강조했다. 이 간사위원이 현재 대통령 홍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발언은 정부 내에서는 한ㆍEU FTA의 연내 타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FTA대책위원회는 한덕수 총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을 정도로 FTA 비준 및 협상 전반을 사실상 조정하고 있다. 정부의 한ㆍEU FTA 속도내기는 3차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감지됐다. 김한수 우리 측 수석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3차 협상은 한ㆍEU FTA 협상 전체 속도를 가늠할 것"이라면서 "민감한 것을 빼고는 3차 협상부터 마무리짓고 전체 협정문에 대한 모양새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나 비관세장벽 등 일부 민감 이슈를 제외하고는 3차부터 웬만큼 타결을 지어가겠다는 의미다. 이에 앞서 3차 협상이 시작되기 전 오영호 산업자원부 1차관은 "앞으로는 협상이 매달 진행되는 등 빠른 협상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ㆍEU FTA의 속도내기는 한국이나 EU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FTA에 정통한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한미 FTA의 비준이 미국이나 한국에서 모두 지지부진해지면서 EU와의 FTA에 속도를 내는 인상이 강하다"며 "EU 역시 미국보다 더 빠르게 타결될 경우 얻는 이득이 큰 만큼 소극적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 등을 거쳐 유럽 경제단체를 만나고 온 이 간사위원도 "EU는 미국과 먼저 FTA 비준이 될 경우 자동차 시장 등에서 미국차보다 낮은 관세로 국내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의 한미 FTA의 비준 압박을 위해서라도 EU와의 FTA 타결이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양측은 17일 3차 협상 첫 협상을 가졌다. 협상에 앞서 포토세션에서 김한수 대표는 "3차 협상은 처음으로 품목별로 주고받기가 진행된다"며 "3차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내면 조기타결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르시아 베로세로 EU 측 수석대표도 "이번 회담은 매우 어렵고 중요하다"며 "다만 최근 보낸 양허 수정안이 조금의 진전은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 측 요구에 비해서는 부족하다"며 협상의 공방을 예고했다. 양측은 첫날 상품분과에서 관세, 통관, 무역 원활화, 기술장벽(TBT) 등에 대해 협상을 진행했다. 민감 농산물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철폐도 다수가 있는 만큼 이를 놓고 EU 측의 '조기 개방' 요구가 이어졌다. 특히 자동차시장 개방 일정에 대해서는 수정 양허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만큼 이를 놓고 양측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한편 FTA반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과 민주노총ㆍ낙농협회ㆍ양돈협회 등으로 구성된 한ㆍEU FTA 저지 원정투쟁단은 브뤼셀 시내 협상장과 EU본부 주변에서 시위를 벌인 것을 시작으로 EU집행위 및 의회 간부들과 만나 FTA 반대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또 오는 21일까지 철야농성과 삼보일배 등 FTA 반대 퍼포먼스도 계획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9/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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