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의 자금지원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교보증권이 우려를 제기하며 투자판단을 유보했다.
교보증권은 “담철곤 회장 등 개원차원의 지원을 할 경우 경영권 방어 이슈 등 오리온에 심각한 경영공백이 우려될 수 있다”라며 “이미 모친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의 오리온 주식 2.66%가 전부 동양네트웍스에 담보로 제공됐고 담 회장 등 오너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을 제외하면 현재 담보제공 가능한 주식수는 120만9,269주(20.26%)에 불과해, 추가 주식담보를 제공하면 경영권 유지가 힘들고 담보권 상실로 경영공백이 생기는 최악의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회사차원에서 자금지원을 할 경우 배임 문제가 부각돼 주주저항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4,253억원이지만 설비투자와 경상투자를 제외하면 현금성자산이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라며 “동양그룹 자산 중 일부를 매입해줄 경우 현재 여유자금인 2,000억원~3,000억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배임 이슈와 동양그룹 부실 등이 오리온그룹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동양그룹 5개 발행사의 단기조달 자금은 기업어음 8,946억원, 단기사채 2,562억원 등 1조1,508억원 수준”이라며 “회사채 등을 더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3조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만기가 돌아와 현재 상태의 자금지원은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이번 자금지원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오리온에 대한 투자판단을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