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담수의 해’가 던지는 경고

유엔은 2003년을 '세계 담수(淡水)의 해'로 정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성명을 발표, "현재와 같은 물 부족 추세가 계속되면 물은 국가간 긴장과 격렬한 경쟁을 유발하는 자원이 될 것이다"고 경고하고 국가간 협력을 촉구했다. 우리도 앞으로 물 부족현상이 예상되는데다 북한의 금강산 댐 등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이는 바로 우리에게 닥친 문제이기도 하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12억명이 안전한 음용수 부족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 보다 배나 많은 24억명은 아무런 위생(하수도)시설도 없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300만명이 비위생적 물로 인한 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2000년 9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담에서 2015년까지 이 같은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뜻을 모았으나 위생설비 개선 등에 매년 500억달러 정도가 필요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유엔이 내년을 세계 담수의 해로 정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물 부족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강 호수 등의 담수자원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도 유엔이 분류한 물 부족국가에 해당되면서도 이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물 쓰듯' 할 줄만 알았지 미래에 대비해 댐을 건설하거나 강 호수 등의 담수자원 보호와 수질오염 방지에 대한 관심은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유엔사무총장이 경고한대로 북한이 북한강 상류에 금강산댐,임진강 상류에 황강댐 등을 건설함으로써 수도권의 식수와 공업용수난이 우려되고 있다. 자칫 남북한간의 물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임진강 북한강 등 남북한 공유하천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을 추진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담수자원 보호와 관리를 위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불어일으키고 정책 전략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물은 생명이다. 또 물이 없으면 공장 등 경제활동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 물은 우리 삶을 지배한다.그런데도 물을 담아 둘 댐 하나 제대로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 댐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그 때 뿐이다. 반대론자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환경론자들의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친환경적으로 댐을 건설하면 얼마든지 이를 극복해 나가고 물전쟁에 대비할 수 있다. 유엔이 정한 세계 담수의 해를 계기로 물 수급계획은 물론 물 관리체계를 전반적으로 검토, 효율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 물 관리체계가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어 기상재해가 발생하고 댐 건설 등이 질척거려도 책임지려는 부서가 없다. 당장 몇 년 후부터 물 부족이 예상되는데다 북한이 댐을 건설해 물 흐름을 차단하는 경우 심각한 사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댐 건설을 둘러싸고 갑론을박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댐 건설과 담수자원 보호 문제를 공론화시켜 물 부족시대에 미리 대비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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