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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9회말 통쾌한 홈런(LIG손해보험 인수)을 날렸다. KB금융은 자회사로 손보사가 없다는 점과, 손보업계 빅4의 위상을 인정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이 안정적으로 계열사 편입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또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LIG손보의 해외 영업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LIG손보 인수는 지난 3월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해 KB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한 이래 올 들어 두 번째 성과물이다.
KB금융은 손보업계 선두주자 LIG손보를 인수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LIG손보를 계열사로 편입하면 현재 총자산 및 당기순이익 기준 2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이 30%까지 확대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경기 방어적 성격을 지닌 손보업에 진출함으로써 금리 변화에 민감한 그룹 내 손익 구조를 일시에 보완할 수 있게 됐다"면서 "KB금융은 업종 다각화 차원의 단순 진출이 아니라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 실질 영향을 미치는 성공적 M&A라는 이름으로 평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계약 체결 뒤 자사와 LIG손보 직원이 포함된 실무협의를 구성해 사명변경, 전산개발, 인수 후 조직안정 및 영업력 강화방안 등 주요 과제를 선정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 LIG손보 인수 후에도 별도의 인위적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손보업 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와 직원의 역량을 존중해 상호 발전에 힘써 나갈 복안을 갖고 있다. LIG손보 임직원은 총 3,500여명이며, 전속보험설계사만 1만명이 넘는다.
또 타 시중은행에 비해 해외 네트워크가 약한 KB금융의 해외 진출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권의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키워드가 된 지 오래"라면서 "선점검 후진출 전략을 통해 해외진출 문을 끊임 없이 두드리고 있는 KB금융이 기 진출해있는 LIG손보의 도움을 받아 해외 전략을 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LIG손보 역시 KB금융의 품에 안기면서 제2의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LIG손보는 업계 선두 주자임에도 불구 제반 여건으로 4위로 하락한 상황이다. 국내 손보업의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LIG손보의 성장 가능성은 항상 저 평가돼 왔다. KB금융은 KB생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LIG손보의 위상을 되찾아줄 심산이다.
KB금융은 계열사의 자생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그룹 내 계열사별 책임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LIG손보 또한 이 같은 책임경영체계라는 명제 아래 특화된 전문 경영인의 일관된 사업 전략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이 갖고 있는 브랜드를 활용해 LIG손보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민은행, 국민카드 등 기타 계열사와의 협업 체계 구축을 통해 신사업으로의 활발한 진출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이 3월 편입한 KB캐피탈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KB캐피탈은 지난해 6월말 현재 자산규모 3조6,552억원으로 업계 6위다. 전국 영업망이 확보돼 있어 자동차 금융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KB캐피탈은 최근 2년간 매년 5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인도 마힌드라그룹 합작 캐피털사 설립을 통해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자동차 최대주주로 100여개 국가에서 15만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자산 규모 약 162억달러의 인도 10위 기업이다.
양사 합작으로 탄생할 캐피털사는 국내 쌍용자동차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은 물론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KB캐피털 인수를 통해 은행, 카드, 보험, 저축은행 이용 고객뿐만 아니라 캐피털 고객층의 니즈도 수용할 수 있게 돼 소매금융 전 고객층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포괄적 채널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영록표 시우금융 '착한대출' 인기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자신의 취임식에서 때맞춰 알맞게 내리는 비를 뜻하는 '시우(時雨)금융'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였다. 그는 시우금융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계열사로 저축은행을 꼽았다. KB금융은 2012년 1월 부실저축은행이던 제일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 예한솔저축은행을 추가로 합병하면서 서민금융기관에 발을 들여놨다. 임 회장은 이례적으로 저축은행 본사를 깜짝 방문해 직원들을 독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KB저축은행은 임 회장의 응원에 힘입어 신용이 낮아 은행권 이용이 어려운 서민고객에게 최저 연 10% 후반대 금리를 적용하는 'KB착한대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대부업체 상품 대비 한도는 높고 금리는 낮게 설계됐다. 대부업체 상품을 이용할 경우 평균 300만원의 대출한도에 금리는 최고 연 34.9% 가 적용된다. 반면 이 상품은 200만원 정도 많은 한도에 금리는 20%포인트 정도 낮다. KB착한대출은 3월말 기준 평균 430만원 한도에 연 18.1%의 금리로 대출이 진행됐다. 출범 반 년 만에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1,520건의 대출이 실행됐다. 특히 대고객 홍보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이후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KB저축은행의 착한대출을 통해 저신용 서민고객의 금리부담을 줄여주고, 불법 사금융 이용에 따른 피해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저신용 고객을 위한 서민금융 상품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위해 신용대출에 대한 노하우와 리스크관리 능력을 같이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KB저축은행은 KB금융으로 피인수된 이래 서민금융의 수혈이라는 대명제를 실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말 연체대출비중은 25.32%로 지난해 3월말(31.61%)대비 6.29%포인트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