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지난 연말부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황우석 박사팀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가 발표됐다. 배양에 성공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던 김선종 연구원이 단독으로 저지른 ‘줄기세포 섞어심기’와 황 박사가 진두지휘한 ‘논문조작’이 결합된 사기극이었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반면 검찰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생성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서도 과연 황 박사팀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확립했는지, 다시 말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향후 과학계가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논문조작에 대한 법 적용은 포기한 채 황 박사팀이 연구비 등을 유용한 사기ㆍ횡령 등의 혐의로 6명에 대해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사실 줄기세포 논란은 우리 과학계의 치부를 드러낸 사건으로 난치병 치료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었던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었다. 만약 황 박사팀이 연구과정에서 스스로 보다 엄정한 검증을 해왔다면 논문조작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황 박사는 사건이 불거진 다음에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됐다면서 결백을 주장했지만 바꿔치기란 결국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수립되지 못했다는 방증인 만큼 마지막까지 국민을 속인 셈이다. 반면 과학적 진실을 가리는데 검찰이 나선 것 역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경우 제공된 체세포만 확인된다면 검찰이 수사할 필요조차 없이 실체가 드러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검증할 수 없는 진실을 가려내겠다고 나선 셈이며 결국 결론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번 사태를 연구활동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될 수 있도록 과학계를 북돋워 주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이론을 확립하고 신천지를 개척하는 연구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 아울러 과학계도 과학지식에 무지한 국민에게 지나친 환상을 심어주는 성급한 행태를 삼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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