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회장 "이완구 총리가 반기문 총장 견제 위해 경남기업 수사"

■ 성완종 리스트 파문
JTBC '경향신문과 생애 마지막 인터뷰' 공개
"포스코는 비자금만 조사… 나는 가족까지 다 뒤졌다"
"우리 장학재단 잘 지켜주기를…" 끝까지 결백 주장


고(故) 성완종(사진)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을 결심하기 전 유력한 대권 주자로 받아들여지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자신이 가까운 사이인 점이 이번 수사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완구 총리가 경쟁자인 반 총장을 지지하던 성 전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경남기업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JTBC가 15일 공개한 성 전 회장과 경향신문과의 생애 마지막 인터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이 총리가) 반 총장을 의식해서 계속 (언론에서) 그렇게 (수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하는 내용이) 나왔다"며 "(반 총장의) 동생이 경남기업에 있는 것도 사실이고 우리(충청) 포럼 창립멤버인 것도 사실이고. 그런 요인이 제일 큰 게 아닌가 싶다"고 반 총장과의 관계를 수사배경으로 지목했다.이어 이 총리가 뭐라고 했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까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면서 "프로들끼리. 자꾸 그거 뭐 뻔히 보면 아는 거 아닌가. 뻔히 보면 아는 것"이라며 이 총리가 사실상 수사의 배후에 있다고 확신했다. 특히 "(이 총리) 욕심이 남들 이용을 나쁘게 많이 한다. 사람을 많이 죽이고 그런다"며 이 총리의 정치적 욕심 탓으로 돌렸다.

성 전 회장은 "저는 땅 한 평, 아파트 한 채 사본 적이 없다. 오직 주식만 가지고 현금이 없다"면서 "이렇게 살았는데 그렇게 모함을 받으니까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자살을 암시했다. 또 "나 같은 사람이 하나 희생됨으로 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이런 것"이라고 인터뷰 배경을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은 검찰수사의 형평성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번 검찰 조사도 자원(외교 분야에서 혐의가) 없으면 그만 둬야지 마누라, 아들, 엄한 형님들 다 해가지고 다 뒤집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다 (압수수색하고) 가져가고 해봐도 없으니까 계속 가족까지 다 뒤져서…"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포스코는 비자금만 하지 않나"라면서 "우리는 뭐 자원이 없으니까 가족관계다, 압력이다, 분식이다, 뭐 비자금이다 등 다 하지 않나. 그게 말이 되나"라고 형평성을 지적했다. 특히 "포스코 하고 우리 하고 대비가 되지 않나. 아무것도 없으니까 분식으로 걸어서 신용평가 좋게 해서 대출 받았다고 하는데 그것도 그렇지 않다"고 억울한 심정을 전했다. 성 전 회장은 "이념을 달리하는 사상범도, 아주 요즘 무슨 마약이나 폭력범도 그렇게 안 한다"면서 "이건 마약이나 폭력범보다 더 나쁜 행위를 지금 전방위로 이렇게 하고 있다. 언론에 띄우고"라고 검찰 수사의 부당성도 지적했다.

성 전 회장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분식 같은 거 이런 거는 우리 000 보좌관이 있다. 변호사들이 만든 자료가 있다"며 "그것을 한 번 보내드리라 할 테니 그걸 좀 한 번 보시고 참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우리 장학재단 관련된 사람들, 이 사람들이 잘 재단을 지켜주길 바라고. 우리 장학금 받은 학생들이 성완종이라는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꼭 좀 인식시켜 주도록 써달라"고 거듭 결백을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은 이어 "제가 왜 이런 얘기를 했나 나중에 아실 테니까 잘 좀 다뤄달라. 깨끗한 정부, 진짜 박근혜 대통령이 깨끗한 사람을 앞으로 내세워서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달라" 면서 "나 하나로 희생하고 끝내야한다. 내가 시장에서 부도덕한 놈, 나쁜 놈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라며 자살을 암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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