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택가격지수 상승폭 7년만에 최대… 출구전략 가능성 고조

소비자기대지수 5년래 최고… 제조업 관련 지표도 호조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출구전략의 전제조건으로 미 경기 개선을 꼽은 가운데 주택시장과 소비자심리, 제조업 지표가 견고한 회복세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대로 하반기 양적완화 축소, 내년 중반 완전 종료 로드맵이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미국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 미반영)는 전년 동월대비 12.1% 상승해 2006년 3월 이후 7년여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계절을 감안해 조정한 지수도 전월대비 1.7% 상승,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2%를 크게 웃돌았다.

브라이언 존스 소시에테제네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큰 호조를 보였다"며 "최근 모기지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주택시장 회복세를 꺾을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 가능성을 언급한 후 미국 30년만기 모기지 금리는 4%대로 불과 며칠 새 1%포인트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 주택시장 회복세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으나 이번 지표로 그런 우려가 불식됐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기대지수 또한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월 소비자기대지수는 81.4를 기록, 이전치인 76.2와 75.1을 모두 크게 상회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와 직결되는 지표다. 톰 시몬스 제프리LLC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이 소비를 늘릴 것이란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제조업 관련 지표도 호조를 나타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내구재 주문이 전달보다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문가 예상치인 3%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4월 수치도 기존의 3.3%에서 3.6%로 상향 수정됐다고 상무부는 덧붙였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지난달 제조업지수가 49로 6개월 만에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며 연준의 돈풀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번에 호전된 지표의 발표로 이런 우려도 일정부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밀란 멀레인 TD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상승 모멘텀을 타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주택시장과 내구재 주문 호조 소식은 연준이 향후 경제 전망에서 꼽은 리스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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