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번호 「0」존폐 논란/정부 “지역번호중 앞번호 「0」 폐지”/데이콤 “혼란·ACR폐기부담” 반대전화번호 「0」번이 시외전화 업체들에게 중요한 번호로 부각됐다.
이용자에게는 여느 번호와 똑같은 번호인 「0」번이 한국통신과 데이콤 등 시외전화 사업자에게는 영업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됐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는 사전선택제가 실시된 뒤, 선택하지 않은 회사의 통신망을 이용해 시외전화를 걸 경우(예컨대 한국통신 가입자가 데이콤의 시외전화를 이용할 경우) 「02」(서울),「051」(부산) 등 지역번호에서 앞자리「0」번을 누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081」(한국통신), 「082」(데이콤) 등을 누를 때 이미 앞자리의 「0」이 시외전화임을 나타내기 때문에 굳이 지역번호에서 다시 「0」을 누를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정부는 사전선택제를 실시하되 자신이 선택한 업체의 서비스에 불만이 있거나 경쟁 업체의 요금이 내렸을 경우엔 해당업체의 식별번호를 추가로 누르고 그 회사의 시외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통신을 선택했다가 데이콤의 통신망을 사용하려면 「082」를 추가로 누르면 된다. 정보통신부의 안에 따르면 이 경우 「082」를 누른 뒤 지역번호를 누를 때 「0」번을 누르지 않고 「51」(부산)을 눌러야지 「051」을 누르면 전화가 걸리지 않게 된다.
이에 대해 데이콤은 『가입자들이 시외전화를 걸 때 습관적으로 「0」번을 누르기 때문에 정통부의 안이 시행되면 경쟁업체를 선택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자신이 선택한 회사로 전화를 걸 때는 「0」번을 누르는데 회사를 바꿔 전화할 때만 「0」번을 누르지 않게 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란만 주게 된다는 주장이다. 데이콤은 『이는 결국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데이콤의 「082」를 무력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데이콤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이미 1백20여만대나 설치한 ACR(자동회선 선택장치)은 「0」번을 누르는 것을 전제로 제작된 것이어서 전량 폐기해야하는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0」번을 누르더라도 교환기에 추가 부담이 되지 않아 문제가 없는데도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도를 바꾸려는 것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데이콤의 「082」의 메리트를 없애고 한국통신만 유리하게 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백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