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세상에 나올 너에게 메달을 걸어줄게." 이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김용현(당진군청)과 이동수(삼성전기)가 아테네올림픽 장도에 오르기 전 만삭의 아내들에게 한 굳은 약속이다.
그러나 배드민턴 경기가 모두 끝나면서 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8월 결혼, 아내의 출산을 목전에 두고 아테네로 향했던 김용현은 뱃속의아이에게 `목에 걸어줄 메달을 따서 돌아오겠다'고 한 다짐을 지키지 못한 채 전화로 아내의 득남 소식을 전해들어야 했다.
김용현은 지난 15일과 17일 각각 혼합복식 16강에서 탈락했고 남자복식도 8강에서 미끄러지고 만 것.
이어 아내가 출산을 했으나 김용현은 이 소식을 대표팀 동료중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있다가 전체 경기 일정이 끝난 지난 21일 힘없이 털어놨다.
태어날 2세에 메달 약속을 한 또 한 명의 선수는 이동수.
다음달이 아내의 출산일인 이동수는 남자복식 김동문-하태권조와의 결승에서 져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곧 태어날 아이에게 한 자신의 약속을 지킨 셈.
선배인 이동수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김용현이 아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더 안타깝기만 하다.
대표팀 김중수 감독은 "김용현이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해 득남 소식을 알리지도 않았었다"면서 "하지만 한국이 따낸 메달 모두가 합심해 이뤄낸 것이며 기회는또 있다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