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역대 최고가까지 올랐거나 최고 시세에 육박한 곳이 속출하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의 수도권 시·구별 3.3㎡당 시세를 분석한 결과 서울·경기·인천 61개 시·구(군 단위 제외) 가운데 72.1%인 44개의 9월 현재 3.3㎡당 가격이 역대 최고가의 90%를 넘어섰다. 특히 전체의 26.2%인 16개 시·구는 현재 시세가 역대 최고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서울 강남권과 목동·용인 등 일명 ‘버블세븐’의 경우 주로 가격 거품 논란이 일었던 2006년 말∼2007년 초에 최고 시세를 찍었고, 서울 강북권과 경기도 다수의 지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9월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곳이 많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를 겪으며 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세난과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등으로 매매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 들어 최고 시세 수준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서울의 경우 전체 25개 구 가운데 17개 구의 3.3㎡당 현재 시세가 종전 최고가의 90%를 넘었다. 서울 강북구의 현 시세는 3.3㎡당 1,107만원으로 전고점인 2008년 9월 1,157만원의 96.7%까지 회복됐다. 강서구(1,444만원)과 관악구(1,323만원), 구로구(1,225만원) 등도 역대 최고가의 94∼95% 수준이다. 동작구는 현재 시세가 3.3㎡당 1,501만원으로 직전 최고가인 2008년 8월의 1,503만원과 불과 2만원 차이(99.9%)에 불과하고 금천구의 3.3㎡당 가격도 1,034만원으로 역대 최고가인 2008년 9월 1,035만원의 턱밑(99.9%)까지 차올랐다.
그런가 하면 서울지역 4개구는 올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동대문구(1,283만원)는 지난달, 마포(3.3㎡당 1,737만원)·서대문(1,234만원)·성동구(1,693만원)는 현재 시세가 역대 최고가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과거 집값 급등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매 가격이 덜 올랐고, 전셋값은 높은 곳들이다.
부동산114 김은진 팀장은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전세가율이 높고 전세 수요의 매매전환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매매 시세가 역대 최고가까지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2007년 말∼2008년 초에 집값이 크게 올랐던 옛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 지역은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재건축이 활발한 서초구(2,815만원)만 역대 최고인 2011년 3월(2,868만원)의 98%까지 올랐을 뿐 강남구는 현재 3,139만원, 송파구는 2,280만원으로 각각 2007년 1월 전고점(3,581만원, 2,609만원)의 87.7%와 87.4% 수준이다. 목동이 있는 양천구는 현재 시세가 3.3㎡당 1,750만원으로 회복됐으나 역대 최고가인 2007년 1월(2,186만원)에 비해선 80% 수준에 그쳤다. 용인시는 현재 시세가 991만원으로 역대 최고가인 2007년 2월(1,234만원)의 80.3% 수준이다.
과거 재건축 붐으로 버블세븐 못지않게 가격이 급등했던 과천시는 정부청사 이전 등의 영향으로 2013년 1월 3.3㎡당 2,329만원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2,574만원까지 회복됐으나 여전히 역대 최고가인 2006년 12월(3,695만원) 시세에는 70%에도 못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