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조강지처를 버린 것이나 다름없습니다.』대한방직협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김영호 일신방직사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보는 정부의 태도를 빚댄 표현이다.
김회장은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공업국으로 성장하게 된 데는 섬유산업이 1등공신이었다』며 『지난 60,70년대 섬유산업이 일으킨 산업기반이 있었기에 전자와 기계, 자동차 등 첨단산업이 육성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금융기관 여신심사체계의 선진화방안」에서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분류해 여신에 차등을 두겠다는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은 정부가 섬유산업을 「버린 자식」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냐는 섬유업계의 의구심에 불을 당겼고, 업계 전체적으로 이를 강력히 성토하는 분위기다.
그는 『정부는 섬유산업이 과거에 기여한 공로를 죄다 잊어버리고 대기업과 첨단산업 중심으로 산업정책을 펴고 있다』며 『경제여건이 어려울수록 수출전략산업인 섬유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권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