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고치는 식품·외식업계

"분위기 쇄신·글로벌화로 재도약" 의지
MPK·청정원·하이트 등 잇따라 BI 교체




식품·외식업계가 잇달아 '간판'을 바꿔 달고 있다. 장기 불황에 맞서는 한편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 얼굴인 BI(Brand Identity)를 교체, 재도약의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미스터피자와 마노핀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MPK그룹은 29일 신규 BI를 발표했다. 16년 만에 새 얼굴을 선보인 것이다.

'수타 도우를 통한 무한질주'라는 의미를 담은 BI는 피자 도우를 무한대 기호 파이로 형상화했다. 세계 시장으로 끊임없이 뻗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손으로 피자 도우를 돌리는 모습을 담은 기존의 BI보다 간결하고 쉽게 바꿈으로써 미스터피자 철학인 '수타도우'를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한편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BI를 교체했다"며 "우선 29일 개점하는 대학로점을 시작으로 나머지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종합식품기업인 대상도 최근 대표 브랜드인 청정원의 BI를 전면적으로 교체했다. 청정원은 브랜드 론칭 이후 18년만에 첫 교체였던 이번 결정에 대해 "식품전문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의 이미지를 본땄던 기존과 달리 이번 BI는 단순한 타원 심볼에 제품 영역에 따라 색상을 달리해 다양하고 전문화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대상은 교체한 청정원 BI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TV광고 방영을 시작했다. 지난 23일부터 지상파 TV를 중심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CF를 내보냈으며 오는 9월까지 케이블 TV는 물론 모바일과 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 얼굴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영상이나 리플렛을 제작해 배포하고 소비자가 참여하는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제품 역시 지난 12일 순창고추장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액젓류에 이르기까지 새 얼굴을 맞이한다. 대상 관계자는 "기존에 알고 있던 청정원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청정원으로 변화하기 위한 과감한 선택"이라며 "식품업계가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위기를 쇄신하고 재도약하기 위해 BI교체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상품 하이트도 최근 '뉴(NEW)'를 단 새 얼굴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경쟁사인 오비맥주에 맥주시장 1위 자리를 뺏긴 하이트진로는 부드러운 목넘김을 강조한 '뉴 하이트'를 내세워 왕좌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다. 기존 로고에 비해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를 강조한 새 BI는 제조공정과 맛, 알코올도수까지 상품의 모든 면을 신제품 수준으로 변경한 의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새 얼굴을 알리기 위해 하이트진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했던 TV광고를 이달 20일부터 다시 방영하기 시작했다. 또 일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소비자 시음행사를 실시하고, 국가대표팀 스페셜 패키지를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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