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IT] 리마케팅 광고를 아십니까

이용자 검색기록 추적 맞춤형 배너 실시간 노출
리마케팅 광고 무서운 상승세
'리마케팅' 선전으로 노출형광고 시장 7% 성장
구글·크리테오 양분 속 다음도 플랫폼 DDN 출시
광범위한 정보 수집 불가피…사생활 침해 우려도



#. 직장인 김 모(29) 씨는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전거를 검색해 몇 가지 상품을 살펴봤다. 다음날 아무 관계가 없는 사이트에서 기사를 보고 있던 김씨는 어제 쇼핑몰에서 클릭했던 상품들이 배너로 노출되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본인과 관계없는 광고보다는 유용하다고 느꼈지만 동시에 사생활이 지나치게 공개된다는 꺼림칙함을 떨칠 수 없었다.

이용자의 검색기록과 인터넷 경로를 기반으로 맞춤형 배너광고를 제공하는 '리마케팅 광고'가 높은 효율성으로 광고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덕분에 주춤했던 노출형(디스플레이) 광고 시장도 활기를 띠는 추세다. 하지만 리마케팅 광고가 이용자의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도 뒤따르고 있다.

14일 한국온라인광고협회에 따르면 2012년 0%의 성장률을 보이며 후퇴했던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7% 성장한 6,44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검색광고는 지난 2011년 27%의 고성장을 기록한 뒤 2012년 2%, 2013년 1% 성장에 그치며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맞춤형 타겟 광고인 '리마케팅' 광고가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한다. 리마케팅 광고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웹페이지를 방문하거나 검색어를 검색한 기록을 바탕으로 웹사이트 방문자에게 해당 콘텐츠를 보여주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선두주자는 구글의 구글디스플레이네트워크광고(GDN)이다. 업계는 GDN의 지난해 매출을 전년대비 약 400억원 증가한 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리마케팅 전문기업인 크리테오도 구글과 함께 시장을 이끌고 있다. 프랑스의 광고 솔루션 전문업체로 전 세계 4,000개 이상의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지난 2010년에 진출해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크리테오는 이용자가 광고주 사이트에 방문하면 자동으로 쿠키를 심어 해당 사이트를 벗어나도 지속해서 광고를 노출한다. 특히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해당 소비자가 어떤 제품에 관심을 가질지 파악한 후 관련 제품까지 제시한다.

반면 공격적인 해외업체들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7%가량 감소했고, 다음 역시 성장이 멈췄다. 이에 다음은 지난달 구글의 GDN과 유사한 방식의 다음디스플레이네트워크(DDN)를 출시하며 온라인 광고 시장의 입지 강화에 나섰다. DDN은 다양한 매체에 고도화된 타켓팅으로 배너광고를 노출하는 광고 플랫폼이다. 네이버도 최근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의 광고 사업 본부를 본사로 흡수합병하며 온라인과 모바일 광고 사업 강화를 예고했다. 현재 개인 행위를 분석한 맞춤형 타겟광고는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올해 광고 시장의 판도에 따라 사업 영역을 다양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리마케팅 광고가 영역을 넓혀갈수록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용자의 경험과 요구 등 관심 분야에 맞는 광고를 노출하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 수집이 불가피하기 때문. 특히 구글은 자사의 개인정보 통합관리 방침에 따라 검색기록부터 이메일 내역까지 이용자의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이를 토대로 맞춤형 배너 광고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맞춤형 광고는 더욱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를 위한 정보 수집이 사생활 침해와 개인 정보 유출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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