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 문학이 국경 넘어 세계·외부와 소통하는 시대 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


"문학이란 인간이 누구나 공통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보편적인 것들을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문학이 국경을 넘어 세계ㆍ외부와 소통하게 되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문학의 세계화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지난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소설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사진)가 24일부터 대산문화재단 주최로 열리는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방한해 23일 기자들과 만났다. 이 행사는 '세계화 속의 삶과 글쓰기'라는 주제 아래 오는 26일까지 서울 교보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르 클레지오는 "과거 한국문학을 접한 서구 평론가들은 한국 문학작품들이 전쟁의 기억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다고 말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매우 유쾌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저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한국문학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ㆍSNS 등의 영향으로 전지구적으로 독재ㆍ불의와 같은 행위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그런 힘들이 인류를 더 민주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포럼 주제와 관련해 "그런 점에서 이번 서울국제문학포럼이 문학과 철학ㆍ정치를 풍성하게 논의하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르 클레지오는 문학이 영상문화에 밀려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미디어가 대중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TV정치' 시대에 작가가 할 수 있는 것은 저항"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누군가 문학은 몇 년 안에 사라진다고 했지만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며 "작가는 고독하겠지만 이런 상황에 저항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가 자신만의 언어를 갖고 진정성 있는 작품을 쓰게 될 때 독자가 읽고 싶을 것이라는 '작가론'을 펴기도 했다. 르 클레지오는 현대 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거장이자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표작으로 '성스러운 세 도시(Trois Villes Saintes)' '우연(Hasard)' '황금물고기(Poisson d'or)' 등이 있으며 인간성 탐구, 관능적 엑스타시, 시적 모험, 새로운 출발의 작가라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부터 1년 동안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는 등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그는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한국은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고 변하지 않으면서도 변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게 한다"며 "주로 미국에 거주하며 나머지는 여행을 하지만 나는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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