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MBA 덕에 경영자로 거듭났죠"

SK-KAIST 사회적기업 MBA 1기
"사업 노하우 배워"… 20명 졸업

지난 14일 대전의 KAIST 경영대학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MBA 과정 1기 졸업식에서 김창근(앞줄 오른쪽)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졸업생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사회복지기관은 이미 정해진 방향과 계획이 있지만,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면 내 뜻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잖아요.”

에이컴퍼니 정지연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서린동의 SK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왜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일하기보다 사회적기업 창업을 택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정 대표는 SK와 KAIST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MBA 과정의 1기 졸업생으로, ‘부자들의 재테크 시장’으로 여겨지는 미술작품 시장을 바꾸고 싶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미술작품 판매ㆍ대여와 관련 이벤트 기획ㆍ운영을 사업 모델로 하는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를 창업했다.

또 다른 1기 졸업생들 역시 정 대표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사회적기업을 꾸렸거나 준비 중이다. 저소득층 아동 등이 체육 교육을 받아 건강을 지킬 기회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스포츠 사회적기업 ‘휴브’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정지혜 씨는 스포츠 분야의 CSR에 관심을 가진 기업과 지역아동센터, 체육 지도자(코치) 등을 연결해주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서울 내에 지역 아동들을 위한 스포츠클럽 700개를 만든다는 것이 정 씨의 목표다.

김선혁 모숨 대표는 소규모 농가와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유통망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남 고흥에서 우렁이농법으로 지은 쌀을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식이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난관이 있었지만, 다소 비싸더라도 좋은 먹거리를 소규모로 구입하길 원하는 20, 30대 1인 가정을 공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을 비롯한 총 20명의 1기 졸업생들이 SK-KAIST 사회적기업 MBA를 통해 ‘진짜 사업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단순히 아이디어와 사회적 문제의식만 갖고 해결하기 어려웠던 사업상의 난관도 경영자의 자세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졸업생들의 공통된 소감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각종 콘테스트를 통해 졸업생들이 운영하는 유망 기업에 투자하고, 사업모델 심화와 SK 계열사와의 협력 등을 꾸준히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지난 2012년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방침에 따라 세계 처음으로 KAIST에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하고 선발된 학생들에게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현재 국내에 3,000여개의 사회적 기업이 있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는 기업은 200여개에 불과하다”며 “사회적기업가 MBA 졸업생들이 우리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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