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코스닥 등록기업의 임.직원이 회사자금을 횡령한 액수가 무려 1천54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닥 등록기업이 이기간 유상증자와 주식관련채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10% 수준에 달해 코스닥시장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14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닥 등록기업의 횡령 관련 공시를 집계한 결과 횡령 건수(공시일 기준)는 31건이며 확인된 횡령액은 1천540여억원에 달했다. 또 대표이사의 잠적 등으로 확인되지 않거나 횡령으로 처분한 주식의 규모가 파악되지 않아 실제 횡령액은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연간 횡령건수는 8건, 횡령액은 556억7천만원이었으나 올들어 9개월간 발생한 횡령 건수와 규모가 지난해 연간에 비해 각각 3배 정도로 급증, 코스닥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밖에 올해 발생한 횡령 31건중 대표이사나 최대주주가 저지른 것은 25건으로80%를 차지했다. 이들 최대주주와 대표이사는 자사주 등을 담보로 사채시장에서 자금을 빌려 횡령하거나 유상증자나 주식관련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경영권을 남용, 회사 보유의 예금을 무단으로 인출하거나 가지급금,양도성예금증서, 약속어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회사 자금을 멋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잦은 횡령사실이 밝혀지면서 주가가 폭락, 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로 13일 코스닥시장에서는 한통데이터의 대표이사가 자사주 40만주 등을 담보로 10억원을 대출받아 유용한 70억원대의 횡령 사실이 밝혀져 주가가 하한가까지추락했다. 회사자금의 횡령은 주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공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기업의 회사자금 횡령은 별도의 공시 양식으로 시장에 공시되지 않고 `주요 경영사항' 등의 항목이나 조회공시로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증권시장이 최근에야 수시공시를 정비, 횡령 양식을추가했으나 잦은 횡령 발생에 따른 신뢰도의 추락을 만회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