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 김태호

돌발행동? 대권행보?… 또 한번 '직을 건 정치'
"열심히 공부해 돌아오겠다"
불출마 배경 명확하지 않고 두차례나 발언 번복 전력에
인지도 높이기 꼼수 시각도

/=연합뉴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회견문에서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총선 불출마 선언이 "마지막 양심이자 도리"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사퇴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자회견문 어디에도 불출마까지 결심하게 된 명확한 이유가 없어서다. 국회의원직을 포기하면서까지 목표로 삼은 '공부' 역시 무엇을 위한 공부인지, 어떻게 공부하겠다는 것인지 그는 밝히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은 공부와 관련한 질문에 "사람을 많이 만나겠다. 스스로를 성찰해보겠다"고만 대답했다.

이날 불출마 선언을 대권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대권주자로 분류되지만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여야의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는 데 실패하고 있는 김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직을 버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싶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김 최고위원 역시 19대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미래에 걸맞은 실력과 깊이를 갖췄을 때 돌아올 수 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19대 국회에 들어 김 최고위원은 두 차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23일 경제활성화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론하며 "(국회의원들이) 밥만 축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이유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가 11월4일 결정을 뒤집었다. 올 5월6일에는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개악안이라며 "모든 직을 걸고 철회시켜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당초 개혁안이 내용 수정 없이 통과됐음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지는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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