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7개월간 총12조/자금흐름 왜곡 ‘구조적 문제’/부도협약 폐기땐 ‘회생불능’기아사태의 충격은 역시 컸다.
지난해 12월 0.16%이던 전국 어음부도율은 1월중 한보철강 부도의 충격속에 0.21%로 올라선 이래 연이은 대기업 부도로 7개월째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기아사태까지 겹친 7월에는 부도액과 부도업체수에서 사상최고기록을 동시에 작성했다.
부도율은 0.24%로 지난 4월보다 0.01%포인트 낮았지만 부도금액이나 부도업체수를 보면 실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7월이 더 심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올들어 7개월 동안의 부도업체수는 8천6백17개, 부도금액은 12조1천4백7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의 부도금액 12조4천5백83억원과 맞먹는 규모고 부도업체수도 지난해의 1만1천5백89개에 3천여개차로 다가섰다.
금융계는 지난 4월 0.25%까치 치솟았던 어음부도율이 6월중 0.22%까지 하락하자 금융시장의 왜곡된 자금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으나 기아그룹의 부도유예를 계기로 모든 희망을 버린 분위기다.
7월까지의 부도동향은 이제 구조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8월중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7월보다 훨씬 나빠진데다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금융기관들마저 부도위기로 내몰리는 상황이라 부도업체수나 부도금액면에서 다시 사상최대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정부가 특단의 조치라며 내놓은 안정대책마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금융시장이 그만큼 중증을 앓고 있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부도유예협약이 폐지될 경우 어떤 결과를 낳을 지도 관심사다. 앞으로 기아그룹정도의 거대기업이 부도유예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쓰러질 경우 부도율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쪽에서 부도가 속출하는 동안 창업열기는 식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중 수원을 포함한 7대 도시의 신설 법인수는 1천9백76개. 이 지역 부도법인수 4백84개의 4.1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불황속의 창업열기」를 반영하고 있다. 월평균 신설법인수를 보면 지난해 1천6백5개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서는 매월 1천8백개를 웃돌고 있다.<손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