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푸조-美 오펠 합병설 모락모락

GM 주도 합작사 논의중… 연내 최종 결론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미 제너럴모터스(GM)의 자회사인 오펠사가 올 초 포괄적 제휴에 합의한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앵과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프랑스 경제일간 라트리뷴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올 초 포괄적 제휴에 합의한 이래 GM 주도로 합작사 설립 논의를 벌여왔으며 오펠 본사와 PSA의 자동차 부문을 50대50의 비율로 합쳐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양사는 올해 안에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펠은 GM의 유럽 시장 판매의 70%를 차지하는 독일 자회사지만 유럽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경영악화로 사실상 GM의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한 신세다. 올 상반기 GM은 유럽 시장에서 6억5,6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푸조 역시 유럽 시장의 판매 부진으로 자동차 부문 손실이 확대되면서 올 상반기에 8억1,900만유로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7월에는 경영난을 이유로 프랑스 국내에서 8,0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궁지에 몰린 이들 두 회사의 합병은 실적이 되살아날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부실한 두 회사의 잘못된 조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GM과 PSA는 3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GM이 푸조의 지분 7%를 3억2,000만유로에 인수한 바 있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제휴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라트리뷴의 보도 후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양사의 합병 구상을 '프랑켄슈타인'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라트리뷴에 따르면 무엇보다 PSA의 대주주 창업주 푸조 가문이 GM과의 합병 구상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의결권 기준으로 PSA 지분의 37.9%를 차지하는 푸조 가문은 회사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구상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게다가 프랑스 정부가 합병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7월 푸조가 대규모 감원계획을 발표하자 국내 일자리 유지를 위해 계획 수정을 요구하는 등 회사 경영에 적잖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이번 구상이 프랑스 고용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양사 합병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트리뷴의 보도에 대해 푸조는 코멘트를 거부했으며 오펠 측은 "GM그룹이 앞서 결정된 제휴에 근거해 다양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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