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끝없는 추락 산유극 "SOS"

국제 원유가가 연일 사상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산유국들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있다.특히 재정위기에 빠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감산 추진, 외자유치 등 자구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OPEC은 유가안정을 위해 멕시코,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OPEC 회원가입을 추진하고 있고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73년 이래 처음으로 석유산업을 외국에 개방하고 있다. 이같은 자구책은 OPEC국들이 유가폭락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1%인 150억달러에 이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폭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재정수입의 대부분을 원유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러시아, 중남미에 이어 경제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쿠웨이트 등 일부 OPEC 국가는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생산중단에 직면할 처지로까지 내몰리고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7일 배럴당 9.92달러까지 떨어졌다. 1년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유가는 10월 들어서만 30%나 폭락한 상태다. 최근 OPEC 석유장관 모임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한데다 앞으로도 미국, 아시아 등의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 유가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에따라 걸프지역 6개 산유국 정상들은 7일 걸프협력회의(GCC)를 갖고 유가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회원국들이 주축이 된 경제·석유블럭 창설을 논의했다. 산유국간 감산공조가 유일한 유가하락 대책이라는 계산에서다. 그동안 감산합의를 어겨왔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당선자도 감산을 약속하면서 꺼져가던 감산합의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가수입 확충에 급급한 산유국들이 감산합의를 또다시 위반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 국가가 근본적인 경제개혁을 취하지않을 경우, 경제난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원유 관련산업에 편중돼있는 경제구조를 다각화하고 민영화, 외국인투자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동안 굳게 닫혔던 국내 석유산업을 개방, 미 석유기업인 텍사코 등과 합작을 논의하고 있고 이란은 석유산업의 부진을 메워줄 대체산업으로 관광업 육성을 추진하고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계속되는 저유가에다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의 산유국 경쟁에 못이겨 석유산업의 외자유치가 절실한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걸프지역 산유국들이 유가하락으로 촉발된 경제침체를 맞아 경제개혁을 단행치 못할 경우, 경제파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미 이란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황이다. 【이병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