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철새인력」 이직률 급감

◎타업종보다 이동 잦았지만 IMF여파로 일자리 불안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실업 위기가 고조되면서 시스템통합(SI) 업계의 높은 이직률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시스템엔지니어(SE) 등 이 분야 전문기술자들은 인력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반영, 「철새」로 불릴 만큼 「언제든지 직장을 옮길 수 있다」는 태세였다. 실제로 일부 업체의 경우 해마다 전체 임직원의 10%가 바뀔 정도로 SI업계 전문 기술자들의 연평균 이직률은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주요 SI업체들이 IMF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 잇따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인력 자연감소분에 대한 충원계획을 철회하는 등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불안해지자 이들도 자세를 바꿔 복지부동하고 있는 것이다. LG-EDS시스템, 쌍룡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등 주요 SI업체 인사담당자들은 이같은 추세에 대해 『지금까지는 연말연초에 이직률이 높았으나 올해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지난달부터 오히려 퇴직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IMF 한파가 급습한 이달들어서는 퇴직 신청원을 제출하는 직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직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LG-EDS시스템은 지금까지 월평균 20∼25명 가량이 퇴직했으나 지난달에 퇴사한 사람은 11명에 불과했고 이달들어서는 퇴직 상담마저 뜸해진 상태다. 쌍용정보통신도 월 평균 10∼15명 정도가 전직을 이유로 퇴사했으나 지난달에는 퇴직자가 7명으로 줄고 이달에는 더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현대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 등도 지난달부터 퇴사자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더구나 쌍용정보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가 퇴직으로 인한 인력 감소분을 충원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이직자를 위한 문호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퇴직 목적도 바뀌고 있다. 전직을 위한 퇴직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대부분이 유학 등 다른 진로를 찾기 위해 퇴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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