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상승 모멘텀과 주도주ㆍ매수주체가 없는 `3무(三無)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서로 엇갈린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업종 중 대표주를, 기관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실적우량주를 주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약세장세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등 주요 매매 주체들의 매매패턴을 분석해 이에 맞는 투자전략을 짜는 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엇갈리는 행보=외국인들은 올들어 개별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업종 펀더멘털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펀더멘털이 업종을 선택한 뒤 매수종목을 업종 대표주에 국한하고 있다.
특히 철강ㆍ화학ㆍ제지 등과 같은 경기관련 소재주와 통신ㆍ조선업종 등을 사들이고 IT주ㆍ증권ㆍ수출주를 주로 팔았다.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외국인 전체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철강과 화학ㆍ제지업종 같은 경기관련 소재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34%였으며 관련주인 포스코ㆍLG화학ㆍSKㆍ한화석화ㆍ호남석유를 순매수했다. SK텔레콤ㆍKT 등 대표적인 통신서비스주와 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에 대한 비중도 늘렸다.
반면 LG전자ㆍ삼성전기ㆍ삼성SDI 등 IT종목군을 집중적으로 매도했고 삼성증권ㆍLG증권ㆍ현대증권 등 증권주에 대한 비중도 줄였다. 또 원화강세에 대한 우려로 LG상사ㆍ삼성물산ㆍSK글로벌 등 수출주에 대해서도 매도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관은 이와달리 업종보다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에 주목해 대형주보다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 우량주를 주로 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폭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턴어라운드 종목에 대한 매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 기관선호 중소형 우량주가 투자대안=외국인과 기관의 시각 차가 뚜렷한 가운데 불투명한 증시 주변 환경을 감안하면 기관 선호주가 단기적인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직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외에 시장을 반전시킬 모멘텀과 주도주 등이 없기 때문이다.
서형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생길 때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단기매매할 수 있지만 당장 이들 종목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장기 투자자라면 외국인이 선호하는 `경기관련 소재주`와 `IT관련주`를 저가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관이 선호하는 중소형 우량주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