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산업이야기] <45> 경계 사라지는 방송서비스

모바일 등 폴랫폼 다양화로 소비 패턴 변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프로 자유롭게 시청
국내 시장 13조 … 年 10%씩 성장
서비스 질높여 차별화 전략 필요


MBC의 '사랑이 뭐길래(1992년)' 59.6%, KBS의 '첫사랑(1996년)' 47.1%, SBS의 '모래시계(1995년)' 46.3%.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영한 역대 주요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다. 앞으로 방송사들은 이와 같은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 조사는 원칙적으로 본방을 시청하는 시청자들만을 대상으로 집계한다. 그러나 인터넷·모바일 등 새로운 방송 플랫폼들이 개발되면서 소비자들의 시청 패턴이 변화하고 있는 것. 여전히 '본방 사수'를 외치는 소비자들이 일부 존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본방 시간과는 상관없이 출퇴근 시간 등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시청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성과평가지표의 개발이 머지않아 방송사들 간의 '시청률 전쟁'에 종말을 불러올 것이다.

방송서비스는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해 이를 소비자에게 송신하는 산업이다. 방송산업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지상파 방송, 유료방송과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으로 구분된다. 국내 방송산업은 자동차 등 주력산업에 비해서는 미약한 규모이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방송산업의 국내 시장규모(매출액 기준)는 지난 2001년 4조3,000억원에서 2012년 13조2,000억원으로 연평균 10.7%씩 빠르게 성장해 창조산업의 핵심 분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방송산업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2007년 3,880억달러에서 오는 2016년 6,020억달러로 연평균 6.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방송산업은 지난 수십년간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방송산업이 한 단계 도약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먼저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기기(D) 등 방송산업과 관련된 모든 가치사슬을 포괄할 수 있는 방송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의 정보기술(IT)은 이미 전세계 최상위권이다. 발전된 네트워크와 기기의 기술을 고품질의 콘텐츠 생산 및 신규 플랫폼 기술에 접목시킬 수 있는 협력적 관계의 구축이 요구된다. 따라서 신규 고객확보를 통한 양적인 성장보다는 양질의 방송 콘텐츠를 생산해 차별화를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백흥기 산업정책실장·이종배기자

◇ IPTV=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nternet Protocol Television)의 약자.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해 제공되는 텔레비전 서비스.

◇플랫폼(Platform)= 소비자 및 상호 보완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유대관계를 맺어 수익을 창출하도록 기술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제품이나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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