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위험 예측 더 정확해진다

바이오 벤처기업 SNP제네틱스(대표 신형두)가 간암ㆍ천식ㆍ골다공증 환자에게서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잇달아 밝혀내 발병위험 예측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SNP제네틱스는 서울대 의대 이효석 교수(간연구소장)팀과 2년여 동안 국내 B형 간염환자 1,078명을 대상으로 임상자료와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B형 간염에 걸려 간암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되는 환자의 20% 정도에서 `인터루킨10(IL10)`이라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과학기술부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된 이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제1저자 신형두 사장, 책임저자 이효석 교수)은 15일 발간되는 세계 유전학 분야의 권위지인 `인간분자유전학(Human Molecular Genetics)` 4월호에 실린다. 이 연구결과는 같은 B형 간염환자라도 유전적 차이에 따라 간암 발생의 양상이 달라진다는 학계의 가설을 세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조사대상 B형 간염환자 1,078명 중 이미 간암으로 진행된 경우는 270명이었고, 이 가운데 20%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인터루킨10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간암으로 진행됐다. 특히 인터루킨10 유전자의 변이가 생긴 B형 간염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간암 발병연령이 10년 정도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형두 사장은 “연구결과 B형 간염 환자에게 인터루킨10 유전자의 변이가 생기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간암ㆍ간경변으로 진행될 확률이 2.5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추가 임상시험을 거쳐 정확도에 대한 검증을 받으면 진단키트로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에서 DNA를 추출해 인터루킨10 유전자의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2~3일 정도 걸린다. 신 사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B형 간염환자들이 간암에 많이 걸리는 이유를 일부 밝혀냈다”면서 “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유전자들을 규명한다면 간암 발병위험도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NP제네틱스는 천식환자에서 특이적으로 변이된 유전자도 발굴, 다음달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계획이다. <임웅재기자, 조충제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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