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가 미래 먹거리다] <2부> 컬처 강소기업이 뛴다 ⑨ 앤미디어

KBS 퀴즈대한민국… tvN 스타특강쇼… 방송 콘텐츠 '미다스 손' 떠올라
글로벌 방송시장 인력 파견… 선진 트렌드·기획력 배우고
기존 프로 수주제작 대신 자체 개발로 경쟁력 높여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 앞으론 '어떻게'가 중요


강동길

"저희 회사에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은 DNA가 있습니다. 이것이 방송제작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3일 상암동 본사에서 만난 강동길(45ㆍ사진) 앤미디어 대표는 '앤미디어가 하면 새롭다', '앤미디어가 만들면 안심된다'라는 의미의 '새안심'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열악한 방송제작 환경에서 매년 꾸준한 매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로 앤미디어의 '새로움ㆍ안심'을 꼽았다.

현재 앤미디어는 'KBS 퀴즈 대한민국' 외에도 'KBS 여유만만', 'EBS 세계테마기행'등 매주 평균 12편의 정규 방송 제작물을 만드는 중량급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상파 이외에도 올리브채널 '테이스티로드', 온스타일 'get it beauty' 등 감각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유명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특강쇼 장르를 개척한 것도 앤미디어 작품이다.

그러나 사업초기 'KBS 퀴즈 대한민국' 단 1편만을 제작하던 아주 작은 회사로 시작했다. 'KBS 인간극장', 'SBS 스페셜' 등 인기 교양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7명의 중견급 PD들과 함께 했지만 시작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강 대표는 "실제로 방송 외주 제작물 달랑 1편만으로 좋은 제작인력들을 모두 먹여 살리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설상가상으로 매주 제작해오던 '퀴즈 대한민국'이 격주 제작으로 계약이 바뀌어 매출도 반으로 줄고 회사 사정이 매우 어려워졌다.

그때 앤미디어의 구성원들은 힘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두 자발적으로 고통 분담에 나서며 월급을 줄이고 일은 더 열심히 하면서 위기극복에 나섰다. 그는 "실적이 없는 신생 회사였기 때문에 우리가 기대할 것은 '기획력' 밖에 없었다"며 "자금을 들여 해외의 선진 트렌드를 배우고 우리가 기획한 작품이 해외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몸으로 직접 부딪쳐 배웠다"고 설명했다.

앤미디어는 실제 매년 MIPTV, MIPCOM 같은 글로벌 방송 견본시장에 회사 핵심 인력을 파견하는 등 '기획'력 강화에 집중 투자했다. 이런 노력으로 앤미디어는 정부 기관에서 공모하는 콘텐츠 지원 사업을 휩쓸었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제작한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기적'은 2009년 방송통신위원회 선정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상'에 선정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 제작한 SBS 스페셜 '화내는 당신에게' 역시 'KIPA 대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특히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신규 포맷 제작 지원 사업'에 4년 연속 뽑히면서 대외적으로 기획력을 입증했다.

자신감이 생긴 강 대표는 기존 프로그램을 수주해서 제작하기보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자체 기획 개발하면서 거래처를 확보해 나갔다. 연사의 말솜씨에만 의존해오던 기존 강연에 쇼 적인 재미와 스타일을 가미한 tvN '스타특강쇼'가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처음 특강쇼를 기획했을 땐 '강연물은 한계가 있다'는 게 주변 반응이었다"며 "지금은 홍수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여기저기서 강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 대표는 앞으로의 콘텐츠는 '무엇을 말하는가' 보단 '어떻게 말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강 대표는 올해 다수의 대형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방송 시장에서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크로스 미디어 방송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그는 "대한민국 방송 시장은 수많은 제작사와 채널들이 좁은 광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 튀기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기획력과 발품을 팔아 가며 해외 시장을 노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방송 시장에 콘텐츠를 수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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