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늬들이 미군인 줄 알아?

치외법권 누리는 미군부대 소설로 그려박봉현 지음/책만드는공장 펴냄 미군의 고용사병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률의 시험을 치르는 나라, 미국의 시민권을 따내기 위해 원정출산을 마다하지 않는 나라. 미군의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들의 영혼을 애도하는 물결이 넘치고 있는 이 나라의 또 다른 자화상이다. 박봉현의 장편소설 '늬들이 미군인 줄 알아?'는 미국에 대한 왜곡된 열망과 그로 인한 굴욕이 중첩된 우리 사회의 실상을 여과없이 들춰내 보여준다. 투시장치는 카투사(KATUSAㆍKorea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 주한 미군에 배속된 한국인이다. 실제 카투사로 군생활을 보냈던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 속에 치외법권 지역으로 존재하는 미군부대의 실상과 내 땅에서 오히려 변방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한국인으로서 비애를 생생하게 표현해낸다. 소설의 주인공은 논산에서 훈련을 마치고 카투사로 배속된 박상훈. 평소 선망의 대상이었던 미국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게 되다니.. 박상훈은 가슴이 부풀대로 부풀었다. 그러나, 미군과 유착된 카투사 간부들의 폭력과 비리는 상상 이상이었다. 보급품을 빼돌리는 일에 소대원들을 앞장세우고, 이에 저항하는 이들에게는 가차없는 폭행이 가해졌다. 그러나 미군은 항상 비리집단과 한통속이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이민족간의 근원적 갈등구조를 드려내고, 반미감정의 연원과 처방, 민족적 자존심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