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베이커리 업체들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앞다퉈 빵 값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 일부 인기제품의 인상률은 올 들어 25%가 넘는다. 올 들어 밀가루가 평균 9%, 설탕이 9.8%, 계란이 29.6% 오르는 등 원부재료 원가상승에 따른 인상요인이 있지만 인상폭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지난 4월 초 8종의 빵 가격을 평균 16.2%나 슬그머니 올린 데 이어 이달 말 7종의 빵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번 인상으로 생크림소프트는 1,900원에서 2,200원으로 15.8%, 치킨카레고로케는 1,100원에서 1,300원으로 18.2% 올랐다.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코크림빵은 700원에서 900원으로 28.6%, 인기품목인 커피번은 1,200원서 1,500원으로 25% 인상됐다. 그밖에 우유식빵과 토스트 등도 5~10%가량 가격이 올랐다.
앞서 뚜레쥬르도 15일부터 빵 28종에 대해 매장에 권장하는 소비자가격을 평균 8% 올렸다. 이에 따라 헤이즐럿모카빵(소)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오르는 등 7종이 10% 이상 인상됐고 21종은 10% 수준으로 올랐다. 소비자가 많이 찾는 식빵은 20종 가운데 3종이 평균 5% 인상됐다.
베이커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빵 값 인상시기를 미뤄왔지만 주요 재료인 밀가루ㆍ계란ㆍ설탕 등의 가격이 오르며 원가부담이 높아져서 일부 빵의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이커리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가격인상으로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직장인 조현미(34)씨는 "요즘 베이커리에서 아이들 간식용으로 빵을 몇 개 고르면 1만원이 훌쩍 넘는다"면서 "예전만큼 베이커리 매장을 자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