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향상만으론 안된다” 「소비자 만족」 늘리기 열풍

◎서비스업서 금융·건설 등 전업종 확산/“감동 경영”… 문화예술 이벤트도 다채「고객만족 없이는 미래가 없다.」 고객만족경영이 유통등 서비스업에서 금융업·제조업·건설업 등 전업종으로 급속히 확산되고있다. 어쩌면 업종에 관계없이 고객만족은 이 시대 기업경영의 화두인지 모른다. 고객만족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새로운 상품의 개발에서부터 일반 소비자의 문화예술욕구 충족까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기업이 내놓은 상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보이는 일까지도 고객만족을 위해서라면 과감히 시도하는게 요즘 분위기다. 고객만족은 일차적으로 상품의 품질경쟁에서 비롯된다.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고 첨단기술을 가미한 상품만이 고객의 만족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따르지 않으면 상품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좋은 상품에다 최상의 서비스까지 갖추지않으면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다. 물론 고객만족은 불가능하다. 고객만족경영이 가장 먼저 활성화된 업종은 역시 서비스분야다. 특히 시장규모가 한정돼있을 경우 고객만족경영은 경쟁양상까지 보이게 된다. 서비스업의 성격이 강한 정보통신분야의 경우 고객만족경영의 한 유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경쟁이 치열해진 무선호출기업계는 음성사서함, 자동차시동서비스, PC호출, 증권정보 제공등 회사마다 차별화된 수십종의 서비스를 잇따라 개발,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최근엔 인공위성을 이용한 무선호출서비스까지 시도할 정도다. 최근 정유업계의 움직임도 고객만족과 관련해 눈여겨 볼 대목이 많다. 우선 유류의 품질향상에 쏟는 투자규모가 대단하다. 환경보호를 강조하거나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신상품이 등장했고 각각의 제품마다 고유의 브랜드를 갖게된 것도 고객만족 측면에서 보면 큰 변화다. 그러나 연구개발에 기울이는 정성 못지않게 소비자들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져있다는게 정유업계의 분위기다. 특히 최종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주유소 판매원들에 대한 교육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 것은 고객만족의 핵심을 제대로 짚어낸 사례로 꼽힌다. 정유업체들은 요즘 전국 주유소 판매원들을 대상으로 고객을 대할 때의 몸가짐이나 말씨까지 일일이 가르치고있다. 주유소 서비스 전문조직을 동원, 전국을 순회하며 판매원재교육도 실시한다. 금융업의 경우 무형의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다른 업종과 구분된다. 그러나 고객만족이란 본질은 다르지 않다. 은행의 상품개발경쟁은 이미 수년전부터 과열이란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활발하다. 같은 상품을 시판하더라도 보다 많은 부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은행이 고객만족에 성공하는게 현실이다. 보험 역시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찾아내 상품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고객의 욕구에 맞춰 보다 많은 보장혜택을 주는 상품, 특정 계층·특정 직업인에 호소력을 갖는 보험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레저인구 증가에 발맞춰 휴일여행이나 레저활동에 따른 불의의 사고만을 집중 보장해주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은행업은 금융자율화 바람을 타고 크게 변화해왔다. 한 자리에서 한 사람의 직원만 상대하며 모든 은행업무를 전담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가 보편화됐다. 불과 2∼3년전만해도 수천만원 이상 예금을 해놓고있는 「우수」고객이라야 특별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은행이라면 모든 고객에게 우수고객 대접을 해주고 있다. 은행 객장은 이전보다 훨씬 화려해져 설계때부터 자기집 안방같은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고객만족경영이 강조되면서 은행조직도 개인고객부, 기업고객부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건설분야 역시 고객만족이 중요한 업종. 고객만족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업체들은 역시 최종 소비자와 직접 마주치는 주거용 건축물, 특히 아파트 건설업체들이었다. 미분양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건설업체들은 도태될 수 밖에 없게됐고 자연히 고객만족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상당수 아파트 건설업체들은 최근 생활환경 변화에 맞춰 2세대가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누릴 수 있는 주택을 개발하는등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접근하고 있다. 획일적이기 쉬운 아파트 내부공간에 최대한 개성을 부여하는 업체도 많다. 나만의 특색있는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성향을 반영, 한국식·미국식·프랑스식등 다양한 형태의 내부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부 자신있는 업체들은 아예 입주자들에게 품질보증서를 발급해주며 하자가 발생했을 때 즉시 보수해줄 것을 약속하기도 한다. 아파트 주민들에게 휴식및 운동공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기본처럼 돼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고객만족경영을 선언한 기업들은 대부분 다양한 문화예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을 대규모로 초청, 인기연예인들이나 예술가들을 등장시키는 대규모 공연을 열기도 한다. 순수한 사은행사일 경우가 많지만 어떤 기업들은 고객을 초청, 음악회를 열면서 그 자리에서 고객들의 평소 불만사항을 직접 듣는 기회도 가지려한다. 좀 더 긴 안목을 지닌 기업은 미술대회, 일기쓰기대회등을 개최, 미래의 고객을 확보해두는 노력까지 기울인다. 컴퓨터통신을 이용해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업도 늘고있다. 소비자와 직접접촉이 많은 기업일수록 천리안, 하이텔등 PC통신망에 대화방을 개설해놓고있다. 우리 경제계에 고객만족경영이 한 시대의 유행처럼 급속도로 번지고있다.<손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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