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1,000포인트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들의 투자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기업 등 국책은행이 최근 공기업 보유주식 가격 급등으로 수천억대의 이익을 누리게 됐으며 시중은행들도 보유주식 가격상승 등으로 상반기 중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1,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권단이 부채를 출자전환한 동아건설·남광토건·고합·우방·맥슨전자 등의 주가가 채권단의 출자전환 당시보다 급등, 은행들이 채권회수는 물론 상당 규모의 유가증권 투자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액면가로 802억원을 출자전환받은 동아건설의 경우 12일 종가 기준 주가는 1만3,000원으로 채권단 차익이 1,283억원에 달한다.
남광토건도 지난 5월 액면가로 출자전환돼 현재 5,850원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우방과 고합도 각각 5,990원과 5,700원으로 주가가 올라 채권단에 평가익을 안겨주고 있다. 맥슨전자와 벽산건설 주식가격도 액면가에서 각각 8,850원, 7,800원으로 뛰어올랐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주가지수 급등으로 투자이익이 늘어나 6월 말 결산의 충당금적립 전 이익이 5월 말 추정치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당초 5,000억원 안팎을 예상했던 외환은행은 가결산 결과 충당금적립 전 이익이 6,000억원을 웃돌았으며 신한은행은 5월 말 예상치 3,143억원에서 2,000억원 이상 늘어난 5,151억원에 달했다고 각각 밝혔다.
현재 포철 지분 매각을 위해 해외 로드쇼를 벌이고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8%의 지분 매각으로 8,000억원 가량의 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포철 주식을 주당 약 5만6,000원으로 재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져 현재 주가가 15만원을 넘어선 데 따른 차익이 주당 10만원에 육박했다. 산은 관계자는 『매각가는 로드쇼 후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상당한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보유 중인 포철 지분 20.8% 가운데 8%를 매각하기 위해 지난 6일부터 오는 16일까지 홍콩-유럽, 홍콩-싱가포르-미국 등지에서 로드쇼를 열고 있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포철 및 담배인삼공사 주식으로 현물출자받은 기업은행도 돈방석에 앉았다. 기업은행은 정부로부터 포철 주식 약 579만주(주당 5만1,557원)와 담배인삼공사 주식 6,755만주(주당 1만7,788원)를 넘겨 받았는데 포철 주가가 급등하고 담배인삼공사 상장이 결정되면서 이익을 얻게 된 것이다. 담배인삼공사 주식은 2만5,000원 정도로 상장되지만 현재 장외거래 가격을 감안할 때 적어도 5만원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정부 민영화 계획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아직 예정된 바 없다』며 『35.4%의 지분에 대한 배당만으로도 연내 자본금이 1,500억원 가량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